프랑스가 압류한 러시아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의 이고르 세친 회장 소유 요트/사진=AFP
CNBC는 3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를 인용해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이후 러시아 최상위 부자 20명의 자산 800억달러(약 97조원)가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들의 총자산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러시아 부호들의 자산이 급격히 줄어든 것은 우크라이나 침공의 영향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이 경제 제재와 압류 조처를 시행하고 있고, 그 영향으로 루블화 가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CNBC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국제사회의 분노가 전 세계를 누볐던 러시아 부호들의 시대의 종말을 가져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스마노프는 EU의 제재 리스트에도 올라 있다. 독일은 최근 우스마노프의 초호화 요트를 함부르크의 한 조선소에서 압류했다. 우스마노프는 이 요트를 2016년 약 6억달러(약 7270억원)를 주고 사들였다. 프랑스도 러시아 석유회사 로스네프트 회장 이고르 세친의 요트를 압류했다. 이 요트는 1억1600만달러(약 1405억원)를 호가한다.
전망도 암울하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부호들의 고통이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줄줄이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국가부도'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서방 제재 확대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이 커졌다며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기존 BB+에서 CCC-로 8단계 하향 조정했다. S&P를 포함해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 불리는 피치와 무디스도 같은 날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한꺼번에 6단계 낮추며 '투기' 등급을 매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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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는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을 상당히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조처가 부과된 데 따른 것"이라며 서방의 경제 제재와 러시아 당국이 루블화 가치 보호를 위해 도입한 자본통제 등의 조처가 국가의 부채 상환 능력을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향후 러시아의 추가 신용등급 하향도 가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