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지하철 6호선에 설치된 투명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투명 OLED 너머로 지하철 객실 바깥 풍경이 보인다. 이 제품은 LG디스플레이가 공급했다.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10,570원 ▼20 -0.19%)가 양산하는 투명 OLED는 검정 필름으로 윈도틴팅(선팅)한 것과 비슷한 수준인 40% 수준의 투명도를 갖췄다. 일반 유리의 투명도가 70%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기존에 상용화됐던 투명 LCD(액정표시장치)의 투과율은 10%에 그쳤다. LG디스플레이는 지하철용 투명 OLED에 특수 강화유리를 적용해 고속으로 선로를 달리는 열차의 충격과 진동을 견딜 수 있도록 제작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20년 중국 베이징·선전·푸저우 지하철에 이어 지난해 동일본여객철도주식회사의 관광열차와 러시아 모스크바 지하철 7호선에도 투명 OLED를 공급했다.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는 두산밥캣의 미니 전기굴착기 콘셉트 모델의 운전석에 투명 OLED를 공급해 주목을 받았다. 증강현실(AR)을 적용해 작업자가 굴착해야 할 위치를 투명 OLED에서 화살표로 표시해주거나 굴착 깊이 등 공사에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소개됐다.
LG디스플레이는 이 같은 시장 수요에 대응해 지난해 투명 OLED TF(태스크포스)팀을 꾸렸다. 투명 OLED를 활용할 맞춤형 콘텐츠 기획·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내벤처도 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일반 OLED보다 아직까지는 가격이 4~5배 비싸다는 점이 변수지만 전문가들은 수요가 늘고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되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본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연구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투명 OLED 시장 규모는 올해 1200억원 수준에서 2025년 3조2400억원, 2030년 12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투명 OLED 기술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미래 먹거리로 꼽는다. 중국이 LCD 시장을 장악하고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지만 기술 난도가 높은 TV용 대형 OLED와 투명 OLED에는 도전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물론, OLED 기술 종주국으로 평가받는 일본에서도 LG디스플레이와의 기술 격차를 4년 이상으로 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에서는 LG OLED를 두고 "도라에몽(동명의 일본 만화에 나오는 미래만능로봇)이 만든 것 같다"(TV아사히 프로그램 아메토크 가전예인)는 찬사까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OLED 기술은 LG디스플레이가 10여년에 걸쳐 적자를 감수하면서 다듬어온 뚝심의 결실"이라며 "투명 OLED 역시 디스플레이 패러다임을 바꿀 미래 먹거리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