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남성 70명 "우크라 위해 싸우겠다"…정부는 "가지 마"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2.03.0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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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지토미르에서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러시아의 침공에 대응하고자 화염병을 던지고 있다. /사진=로이터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지토미르에서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러시아의 침공에 대응하고자 화염병을 던지고 있다. /사진=로이터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의 침공에 대응하고자 모집한 외국인 의용군에 일본인 남성 70여명이 지원했지만, 일본 정부 측은 자국민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에 못마땅한 입장을 내비친다.

일본 마이니치신문 등은 1일 일본인 남성 70여 명이 우크라이나 정부의 외국인 의용군 모집에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지원자 중 50명가량은 전직 자위대원이고, 2명은 프랑스 외국인 부대 복무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자위대 출신인 한 지원자는 "우크라이나의 젊은이가 죽을 정도 상황이라면 내가 싸우겠다"며 의용군 지원 이유를 밝혔다.



일본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전화 문의는 있었다"면서도 지원자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고 마이니치는 설명했다.

지난달 28일 주일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대사관 공식 트위터 계정에 "우크라이나 방위부대 외국인 군단 동원 요청에 대한 많은 문의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외국인 의용군) 후보자는 일본 자위대 경험이 있거나 전문 (군사) 훈련을 받은 사람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날은 의료, 정보기술(IT), 커뮤니케이션 또는 소방대원 경험이 있는 자원봉사자를 찾고 있다고 남겼다. 다만 자원봉사자들의 업무지가 우크라이나 현지인지 일본 국내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안전 문제를 이유로 자국민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에 반대하고 있다.

마츠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일본인의 우크라이나 외국인 의용군 지원에 대해 알고 있다며 "일본 외무성은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피령을 내렸다. 정부는 방문 목적에 상관없이 모든 우크라이나 여행을 중단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주일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일본인의) 외국인 의용군 참가를 촉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목적을 불문하고 우크라이나에 가는 것을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의용군 지원자들이 실제 우크라이나 전투에 투입될지는 불확실하다. 마이니치는 주일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지원자들의 우크라이나 파견 여부를 일본 정부와 조율해 결정할 예정이라며 인도적 지원 등의 업무를 맡길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러시아의 침공에 대응하고자 국적 상관없이 해외 의용군 지원자와 용병 중심의 '국제군단'(international legion) 구성을 촉구했다. 이에 주일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트위터를 통해 지원자 모집에 나섰고,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수십 명이 지원에 나섰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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