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보러 4만명 모이고 뮤지컬은 광클 전쟁..들썩이는 공연시장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2.02.25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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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데스노트' 티켓 오픈 직후 매진..BTS 코로나 이후 최대 대면공연 예고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해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5만명의 관객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LA'(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 공연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BTS는 오는 3월 2019년 이후 3년 만에 국내에서 대면 콘서트를 연다. /사진=뉴스1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해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5만명의 관객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LA'(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 공연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BTS는 오는 3월 2019년 이후 3년 만에 국내에서 대면 콘서트를 연다. /사진=뉴스1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기록을 경신하면서 여가·레저 시장 전반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공연시장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K팝 상징이 된 방탄소년단(BTS)이 코로나19(COVID-19) 이후 최대 규모의 콘서트를 여는가 하면, 뮤지컬 팬들도 공연 관람을 위해 치열한 '광클' 경쟁을 펼치면서 공연산업 전반이 조금씩 들썩이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예스24 (4,740원 ▲15 +0.32%)에서 최근 진행한 뮤지컬 '데스노트' 1차 티켓 판매가 오픈 5분 만에 전석 매진됐다. 앞서 지난 8일 각 예매처에서 열린 프리뷰 티켓도 오픈하자마자 서버가 마비되는 등 구매수요가 몰리며 매진됐는데, 본 공연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2차 티켓오픈 일정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뮤지컬팬들은 혹시 생길지도 모르는 취소표를 노린 '취켓팅'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연말 띄어앉기 없이 객석을 100% 개방할 수 있도록 방역수칙이 바뀐 이후 차츰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최근 오미크론 여파로 '엑스칼리버', '레베카' 등이 공연을 일시중단하기도 했지만 금세 재개하며 관객들이 몰리고 있다. 2030대 여성을 주축으로 한 마니아층에서 한 작품을 여러번 보는 '회전문 관람'이 크게 늘어난 데다 억눌린 여가심리까지 폭발하며 관람수요 자체가 커졌기 때문이다.
/사진=예스24 홈페이지 캡처/사진=예스24 홈페이지 캡처
대형작품이 연이어 나온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지킬앤하이드', '프랑켄슈타인' 등 검증된 작품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연되며 관람심리가 코로나 리스크를 상쇄했다. 데스노트 역시 홍광호와 김준수 등 스타급 배우가 주연을 맡아 기대감이 높은 작품이다. 브로드웨이의 명작 '라이언킹'이 한국을 찾았고, 초연 10주년을 맞는 '엘리자벳' 등이 출격을 예고하며 시장을 달구고 있다.

일각에선 공연시장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뮤지컬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공연시장 전반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지난해 공연 매출액은 3072억원을 기록, 전년(1708억원)보다 80% 가량 성장했다. 특히 12월에만 한 달 매출이 500억원을 넘겼는데, 이는 방역수칙 완화와 대작 뮤지컬들이 올라온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K팝으로 대표되는 대중음악 콘서트시장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디지털 실감기술과 SNS 등을 활용한 비대면 공연에 힘을 쏟았던 지난해와 달리 대규모 대면 콘서트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 12월 트와이스와 NCT127이 대면 콘서트를 연 이후 이달 11일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걸그룹 '이달의 소녀(LOONA)'가 오프라인 콘서트를 열었는데, 오미크론 우려 속에서도 전석 매진돼 눈길을 끌었다.

백미는 2019년 이후 3년 만에 한국에서 대면 콘서트를 여는 BTS다. 오는 3월10일과 12~13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진행하는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PERMISSON TO DANCE ON STAGE-SEOUL)' 단독 콘서트에는 사흘 간 4만5000명의 관객이 몰릴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회차별로 1만5000명씩 수용할 수 있도록 공연계획을 승인하면서다.
BTS 보러 4만명 모이고 뮤지컬은 광클 전쟁..들썩이는 공연시장
이는 코로나19 이후 문체부에서 허가 받은 대중음악 콘서트 중 가장 많은 인원이다. 코로나 기간 중 가장 많은 규모의 공연은 나훈아 공연의 5000명이었는데, 문체부는 BTS의 경우 실외공연이라는 점에서 수용 가능 좌석 수의 50% 이내 기준을 적용해 1만명 이상이 들어올 수 있도록 허가했다.

최근 정부가 대규모 콘서트 재개 등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BTS 서울 공연을 기점으로 공연 시장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공연 분야는 티켓팅부터 무대기획 등 준비가 오래걸려 회복탄력성이 낮다는 점에서 선제적인 지원을 약속하면서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지난 22일 취임 1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해외에선 오미크론이 정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전문가들 말을 들어보면 국내에서도 정점이 3월초에 시작해 중순 정도가 될 것이라고 한다"며 "공연산업은 준비를 하는 데 3개월 정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적극적인 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오미크론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만큼 공연 내부 확진 등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지킬앤하이드 공연팀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며 1차 캐스팅 라인업의 마지막 공연을 올리지 못했다"며 "제작 및 공연 전반에 있어 철저한 방역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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