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저점 신호? 셀트리온 필두 주주친화책 쏟아낸다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2.02.22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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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저점 신호? 셀트리온 필두 주주친화책 쏟아낸다


"바이오 저점 신호인가?"

최근 국내 상장 바이오 기업이 줄줄이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바이오 업종 주가 약세가 배경이다. 현재 시장 가격을 저평가라 보고 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주요 기업들의 이 같은 행보가 침체에 빠진 바이오 업종 분위기 전환에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주요 바이오 관련 기업의 자사주 취득 혹은 소각, 무상증자 등 주주친화정책이 잇따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셀트리온 (176,600원 ▼800 -0.45%)이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는 지난 1월 10일 나란히 각각 1000억원,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당초 자사주 취득 기간으로 3달을 예정했지만 두 회사 모두 한 달여 만에 매입을 완료했다. 그만큼 적극적으로 장내에서 자사주를 사들인 셈이다.

두 회사는 지난 1월 공시한 자사주 취득을 빠르게 끝낸 직후 또 한 번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 18일 398억원 규모 자사주 추가 취득을 결정했다. 셀트리온 역시 지난 21일 8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추가로 취득하겠다 발표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입을 모아 "회사의 가치보다 주가가 저평가라 판단해 자사주 추가 매입을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책임경영을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실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는 지난해부터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1월 27일 장 중 14만70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3월 주가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 흐름 역시 마찬가지다.

다른 바이오 기업도 주주가치 제고 노력에 동참했다. 엠아이텍 (7,860원 ▼120 -1.50%)은 지난 1월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디에이치피코리아 (6,140원 ▲90 +1.49%), 일성신약 (19,780원 ▲30 +0.15%), 메디톡스 (129,200원 ▼100 -0.08%)는 올해 나란히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 이루다 (6,220원 ▼80 -1.27%)대원제약 (14,930원 ▼170 -1.13%)은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이외에 여러 바이오 기업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그만큼 많은 바이오가 최근 시장 저평가를 심각하게 보고 있단 의미다.

한 상장 바이오 회사 대표는 "최근 많은 상장 바이오가 1년새 고점 대비 절반 이하로 주가가 하락했다"며 "바이오 업종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악화한 가운데 신약 개발 성과는 들려오지 않고 일부 기업의 악재가 겹친 영향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한 악재 없이 주가가 많이 빠진 바이오 기업의 경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무상증자, 자사주 취득, 배당 등 주주친화정책을 고민하고 있다"며 "다만 주주친화정책을 실행했는데도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면 추가로 꺼낼 카드가 마땅치 않아 적절한 시기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정책이 수급 개선 등 일부 효과를 보겠지만 바이오 업종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높이려면 눈에 띄는 연구개발(R&D) 성과가 필요하단 평가도 나온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일부 기업의 주요 파이프라인이 연구에 진척이 없거나 기초적인 관리 부실이 드러나는 등 바이오 업종 전반에 걸친 시장의 불신이 최근 이어지고 있는 주가 약세의 원인"이라며 "올해가 코로나19(COVID-19) 이슈에서 다소 벗어나는 원년이 될 수 있는 만큼 주요 기업들이 신약 개발 등 분야에서 고무적인 성과를 확보해야 시장의 관심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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