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혈세 9200억 날리는데…자문사 100억대 수수료 파티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 2022.02.1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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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날리는 헐값매각 논란에…산업은행, CS에 70억·경영진에 30억·가처분 김앤장 선임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이동걸 산업은행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2021년도 종합국정감사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10.21/뉴스1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이동걸 산업은행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2021년도 종합국정감사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10.21/뉴스1


KDB산업은행이 KDB생명보험 매각을 강행하기 위해 매각금지 가처분 소송을 막아줄 법무대리인으로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지정했다. 국내에서 가장 비싼 로펌을 고용해 어떻게든 소송을 막아내고 KDB생명을 팔겠다는 의지다.

곽병훈 김앤장 변호사 곽병훈 김앤장 변호사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이뤄진 KDB생명 매각금지 가처분 소송에 산업은행 대리인으로 김앤장 곽병훈 파트너 변호사가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곽 변호사는 판사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2016년 5월까지 약 1년 3개월간 법무비서관을 지낸 인물이다.



KDB생명 매각금지를 법원에 가처분 소송으로 요구한 칸서스자산운용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소형 로펌인 법무법인 봄을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가처분 소송에 있어서도 다툼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평가된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상대로 매각금지 다툼을 벌인 칸서스는 소송에서도 커다란 장벽을 만난 셈이다.

산업은행은 KDB생명 매각을 위해 외부자문 수수료를 최소 100억원 이상 지출하겠다는 의지다. 이미 M&A(인수·합병) 자문사를 맡은 크레디트스위스는 KDB생명이 JC파트너스로 팔리게 되면 성공보수를 포함해 약 70억원의 자문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KDB생명 현직 사장 및 경영진은 매각성공 인센티브로 30억원 이상을 받기로 약속된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은행은 보험사인 KDB생명 매각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계리자문사인 밀리만코리아에도 수억원대의 자문료를 줬고 매각 성공보수까지 약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가처분 소송이라는 돌발변수로 인해 김앤장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면서 최소 수억원의 비용이 추가된게 된 셈이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에 약 8450억원을 투자했고, 국민연금과 코리안리는 약 2650억원을 선순위 자금으로 댔다. KDB생명 모회사인 PEF(사모투자펀드)를 기존에 운영했던 칸서스는 310억원을 댔다. KDB생명에는 민간 기업인 칸서스와 코리안리 자금을 제외해도 적어도 공적 영역의 자금이 1조600억원 가량 들어간 셈이다.

이런 KDB생명을 JC파트너스가 헐값논란을 딛고 2000억원에 인수하면 선순위 투자자인 국민연금과 코리안리가 1800억원 가량을 먼저 선취할 것으로 보인다. 거래를 주도한 산업은행은 후순위 투자자로 밀려 정작 한푼도 못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산업은행이 주도해 먼저 지출한 100억원 이상의 자문료는 펀드 부담이 돼 국민연금 원금 손실로 귀결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매각을 강행하면 혈세가 9200억원 가량 날아갈 거란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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