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리나라도 CES 같은 전시회를 만들 수 있다

머니투데이 김돈유 남서울대 교수 2022.02.09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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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우리나라도 CES 같은 전시회를 만들 수 있다


전 세계 1212개 전시장에서 매년 3만2000개의 전시회가 개최된다. 하루에 90건 가까운 전시회가 열리는 셈이다.

가히 붐이라고 할 만큼 전시회가 개최되는 것은 전시산업과 관련된 관광 등 연관산업에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전시산업은 고용창출 효과가 제조업보다 크다. 무역전시회(88.1%)의 외화가득률은 반도체(39.8%)보다도 높다.

통합 마케팅 차원에서 판매촉진 수단으로도 전시회의 역할이 크다. 독일에서는 총 교역규모의 60~70%가 전시회로 성사된다. 전시회가 전시산업 자체를 넘어 지역경제 발전과 국가 이미지 제고에 미치는 영향도 막대하다.



35년 동안 전시회 실무를 연구한 전문가로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처럼 수천개 기업이 참가하는 대형 전시회를 만들 몇가지 방안을 차기 정부에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중앙부처에 전시산업국을 신설해야 한다. 현재 전시산업을 총괄하는 정부부처는 산업통상자원부, 담당과는 무역진흥과다. 전시산업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은 3~5명에 그친다. 2010년 이후 국내 전시회만 해도 개최 건수가 30%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하루라도 빨리 산업통상자원부에 전시산업국을 신설해 CES 같은 국제 전시회를 개최할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둘째, 정부가 국내 전시회 수출을 지원해야 한다. 전시산업 강국인 미국과 독일은 자국 전시회를 해외에 수출한다. 독일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인도, 중국 등 세계 13개국에 컴퓨터 그래픽스와 식품 전시회를, 미국은 CES를 중국에 수출했다. 우리나라에서 전시회를 수출하는 기업은 킨텍스와 세계전람 정도가 꼽힌다. 2020년 기준 국내 전시 관련 업체가 2128개사에 달하지만 9인 이하 기업이 92.4%로 대부분 업체가 영세업체인 상황이다. 제2의 킨텍스와 세계전람이 나오려면 전시회 수출기업을 정부가 나서 지원해야 한다.

셋째, 우리나라에 적합한 전시회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미국전시이벤트협회(IAEE), 국제전시협회(UFI, 프랑스)의 전시회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도입해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국내 여건에 맞춰 한국적인 전시회의 경쟁력을 키우려면 IAEE나 UFI의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우리 실정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나라에서도 영국 리드 같은 세계적인 전시회 전문회사를 키울 수 있다.

넷째, 코트라 해외 무역관에 전시회 전문관 제도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는 코엑스 등 18개 전시장에서 매년 650여개의 전시회를 열린다. 전체 전시회에서 무역 전시회가 130여개에 달하지만 전시회마다 해외업체 유치 등을 두고 예산과 인력 부족에 시달린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코트라 해외 무역관에 전시회 전문관 제도를 도입해 해외 마케팅을 지원할 것을 제안한다.


우리 전시산업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중앙부처에 전시산업 담당국 신설, 국내 전시회의 해외 수출, 코트라 해외 무역관에 전시회 전문관 도입으로 전시산업이 새로운 산업 발전의 디딤돌이 되도록 기반을 닦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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