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붙여놔도 몰라요" 스토킹에 쓰이는 애플 에어태그

머니투데이 차현아 기자 2022.02.0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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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썰

애플의 에어태그./사진=애플 홈페이지애플의 에어태그./사진=애플 홈페이지


미국 온라인 쇼핑몰에 스토킹용 범죄에 악용할 수 있는 개량된 애플 에어태그(Airtag) 기기가 판매된다는 외신보도가 나왔다. 에어태그를 이용한 스토킹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상대방에게 몰래 붙여놓고 계속 위치추적을 할 수 있도록 아예 스토킹용으로 개조까지 하고 있다는 것이다.

3일(현지시각) IT전문매체 애플인사이더에 따르면 미국 이베이와 엣시(Etsy) 등 온라인 쇼핑몰에는 알람기능을 해제한 에어태그가 판매됐다. 에어태그는 가방 등 물건에 부착하면 실시간 위치를 확인해 분실을 막아주는 기기다. 아이폰과 연결이 해제되면 일정 시간 후 알림이 울리는데, 판매된 기기는 이 기능을 임의로 끈 것이다.



엣시 내 판매가는 77달러(약 9만원)로, 정가(약 4만원)보다는 조금 비싼 가격이다. 이베이 내 판매자는 제품 설명에 "도둑이 에어태그가 숨겨진 사실을 알 수 없을 것"이라고 적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이어지자 판매자는 판매를 중단했다. 판매자는 IT전문매체 PC맥(PCMac)과의 인터뷰에서 "애완 동물이나 소리가 나는 전동 공구 등에 붙여 사용하려는 일부 소비자 수요를 반영한 것 뿐"이라며 스토킹용으로 개량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에어태그를 실제 스토킹 범죄에 활용한 사례도 잇따른다. 애플인사이더에 따르면 미국 코네티컷주 워터베리시에 거주하는 27세 남성은 피해자 차량에 에어태그를 붙이려다 경찰에 현장에서 체포됐다. 그는 지난달 30일 1급 스토킹 범죄와 보호감찰 명령 위반 등으로 기소됐다.

최근 영국 BBC도 에어태그로 위치추적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6명의 여성과 인터뷰했다. 그 중 한 여성은 자신의 가방에서 낯선 에어태그를 발견했다고 증언했다. 뉴욕타임즈에서도 지난해 유사한 피해사례를 보도했다. 아이폰에 '알 수 없는 기기'가 감지됐다는 알림을 받았는데, 실제로 자신의 자동차 번호판 뒤에 에어태그가 박혀있었다는 사례다.

"몰래 붙여놔도 몰라요" 스토킹에 쓰이는 애플 에어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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