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이어 일본…배터리 없는 中 화웨이가 ESS를 수주 하는 법

머니투데이 리야드(사우디)=김도현 기자 2022.02.0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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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P 2022 화웨이 부스 /사진=김도현 기자 LEAP 2022 화웨이 부스 /사진=김도현 기자


스마트폰으로 유명한 중국 화웨이가 잇따라 대규모·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수주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사우디 정부가 발주한 1300㎿h급 세계 최대 규모 ESS 사업권을 따낸 데 이어, 일본에서도 올 3월부터 대규모 ESS 공급에 나선다. 독자적인 배터리 기술이 전무한 화웨이의 성과에는 중국 기업들의 파트너십이 밑거름됐던 것으로 파악된다.

2일(현지시간) 리즈완 라자크(Rizwan Razaq) 화웨이 두바이지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LEAP 2022가 열리고 있는 사우디 리야드 프론트 컨벤션센터(RFECC)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화웨이의 ESS 사업은 발전부터 전력을 보관·송출하는 전반적인 체계를 손쉽게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에 주안점을 뒀다고 소개했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장치에서 생산된 전력이 ESS에 보관하고, 이를 현지 사정에 걸맞은 인터넷망을 이용해 가정이나 회사에서도 손쉽게 실시간 점검이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 전반을 판매한다는 의미였다. ESS 설비 구축과 ESS에 탑재될 배터리 공급 등은 외부업체가 맡게 되지만, 이 같은 시스템 전반은 화웨이의 기술력이 적용됐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화웨이의 ESS 시스템 체계 모형 /사진=김도현 기자화웨이의 ESS 시스템 체계 모형 /사진=김도현 기자
화웨이의 ESS 시스템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회사는 BYD를 포함한 총 3곳의 중국 배터리 회사들이다. 설비를 구축하는 업무도 중국 최대 수력발전 건설업체 중국전력건설이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화웨이가 가정용 ESS 시장을 건너뛰고 곧바로 대규모 기업용 ESS 시장에 진출할 까닭도 이 같은 장점을 십분 살리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화웨이는 이번 사우디 대규모 설비 수주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수주에도 열을 올릴 계획이라고 시사했다. 라자크 CTO는 "사우디는 중동과 메나(MENA·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중심지기 때문에 다른 국가에도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이번 사우디 사업을 바탕으로 중동 내 ESS 사업을 확대시킬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LEAP 2022는 사우디 최초의 기술 전문 박람회다. 2060년 탄소중립 목표를 이행하기 위해 2030년까지 석유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담은 '비전 203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최됐다. 1일 개막했으며 3일 폐막한다. 사우디 정부 관계자는 이번 행사가 연례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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