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투데이
이런 이유로 보험사들이 호실적에도 연초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료율을 일제히 올렸고, 흑자가 확실한 자동차보험료 인하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이 없지 않다. 전체적인 영업 흑자로 실손보험 등 손해가 난 상품의 적자폭을 메우면 되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A펀드의 수익률은 100%, B펀드는 마이너스라고 보면 A펀드 수익으로 B펀드의 손실을 메우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각각의 펀드 구조와 가입자가 다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적자 보험인 실손보험도 마찬가지다. 자동차보험이나 인보험 등의 상품과 철저하게 계정이 구분된다. 실손보험은 각 세대별 상품 계정까지 다르게 관리된다. 올해 전체 실손보험의 평균 보험료 인상율은 14%다.
다만, 실손보험과는 별개로 지난해 자동차보험 부문은 4년만에 흑자 달성이 예상된다. 자동차보험 개별 부문에서 이익이 생겼으니 보험료율을 인하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작년 보험사 순익의 상당 부분은 투자영업 이익이다. 보험상품 영업에서는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생·손보사를 합쳐 18조원에 육박하는 손실을 봤다. 각 보험상품 계정뿐만 아니라 보험영업이익 계정과 투자영업이익 계정도 엄연히 다르게 구분된다. 투자로 거둔 이익을 보험 영업 실적과 섞을 수는 없다.
보험사들이 흑자를 내더라도 자체 계정 적자가 큰 실손보험 보험료율은 올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물론 보험사 투자 이익 재원에는 고객들이 낸 보험료도 일부 포함된다. 보험료를 바탕으로 이익을 냈으니 그만큼 고객 환원 등에 쓰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
보험사들은 고객이 낸 보험수입을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운영 수익을 예상한 '예정이율'을 바탕으로 보험료를 일부 할인하고 있다. 그 외에는 변액보험 등 일부 배당형 상품이 아닌 이상 투자이익과 연계될 수 없다. 둘은 명확히 구분되도록 법으로 규정돼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 상품 간 계정을 분리해 수익을 구분하는 건 법적으로 지켜야 하는 원칙이기도 하다"며 "실손보험에서의 적자는 실손보험 안에서 해결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