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와 미중갈등이 변수로 꼽히지만 2012년 200조원대를 돌파한 뒤 최근 몇년 동안 230조~240조원대에 머물면서 제기됐던 외형성장 둔화 우려가 걷히면서 삼성전자의 성장세가 본궤도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실적 전망치가 높아진 데는 지난해 호실적이 밑거름이 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발표 이후 20일만인 이날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이 279조6048억원, 영업이익은 51조6339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보다 24.4% 늘어난 역대 최대다. 하루 평균 매출이 7660억원으로 웬만한 중견기업의 1년 매출 수준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3.3% 늘면서 반도체 슈퍼호황기였던 2018년(58조8867억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미중 기술패권 경쟁 등 경영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지난해 4개 분기 모두 해당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한 점을 두고 외형·수익성 성장세에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메타버스와 인공지능 관련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면서 메모리반도체 중심으로 삼성전자의 시장 입지가 당분간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 견인차인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매출 94조1600억원으로 시장 최강자로 군림해온 인텔(매출 790억2400만달러·약 93조8400억원)을 3년만에 제치고 시장 1위를 탈환한 데 이어 올해 매출 전망 100조원대로 1위 왕좌를 수성할 가능성이 높다. 플렉서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 확대를 발판으로 역대 두번째 영업이익을 거둔 디스플레이 부문도 중국 등 후발업체의 기술 도용에 대응하면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갤럭시S21의 연간 판매량은 2500만대 수준으로 파악된다. 반면 아이폰13 시리즈는 출시 4달만에 4000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역대 최대 매출 발표와 올해 호실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7만1300원으로 전날보다 2.73%(2000원) 하락 마감했다. 미국의 긴축 정책 예고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약세를 보이는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