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37만채 대출 한 푼도 못받는다…1년새 9만채↑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22.01.2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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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잠실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제공=뉴시스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잠실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1년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로 대출규제 대상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구의 약 30%인 37만채가 시세 15억원을 넘어 매수자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인정 한도가 줄어드는 시세 9억~15억 아파트도 45만채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내 아파트의 67%, 즉 3채 중 2채는 대출규제 영향을 받는 셈이다.

대출금지 15억 초과 아파트 1년간 9만4000여 가구 늘어
27일 머니투데이가 부동산114R에 의뢰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비중 자료에 따르면 시세 15억 초과 아파트는 지난해 1월 27만7068가구에서 올해 1월 37만1538가구로 1년 만에 9만4470가구 늘어났다.



9억 초과분에 LTV 20%를 적용하는 시세 9억~15억원 아파트는 같은 기간 38만7630가구에서 45만4428가구로 6만6798가구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신규 매입 시 대출이 제한되는 서울 아파트 비중은 지난해 1월 52%에서 올해 1월 67%로 15%포인트 상승했다. 시내 아파트 3채 중 2채는 대출을 받을 수 없거나 한도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반면 같은 기간 시세 9억 이하 아파트는 60만9788가구에서 40만5750가구로 20만4038가구 줄었다. 전체 비중은 48%에서 33%로 15%포인트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37만채 대출 한 푼도 못받는다…1년새 9만채↑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둔화됐지만 지난 1년간 워낙 상승폭이 컸기 때문에 대출규제 영향을 받게 된 아파트 비중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마포, 성동 등 강북권 인기 지역 대단지는 중소형 평형도 대출금지선인 15억원을 넘어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4단지 전용 59㎡(22층)가 지난해 10월 16억4000만원에,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리버뷰자이' 전용 59㎡(10층)이 지난해 8월 16억2000만원에 각각 손바뀜했다.


시내 아파트값 차별화 심화 가능성…가격 비싼 서울 떠나 경기 이주 현상도
전문가들은 대출규제와 금리인상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됐지만 서울 아파트값이 전체적으로 큰 폭의 조정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한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약 2만 가구로 평년의 절반 수준이고, 3월 대선 이후 부동산 정책 변화 기대 심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보다는 가격 흐름이 지역별로 차별화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올해 대출규제와 금리인상으로 자산시장 양극화는 더 심화할 것"이라며 "이미 초고가 주택은 대출규제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구매력이 약한 계층이 많이 사는 중저가 주택의 가격하락 압력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따.

서울 아파트값이 많이 올랐고, 최근 금리인상 여파로 이자부담이 늘면서 대출 의존도가 높은 수요층은 3기 신도시 청약 등을 기대하고 경기도로 이주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국내 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순유출(전출자-전입자) 인구는 10만6243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반면 경기도는 순유입 인구가 15만517명에 달했다. 서울 전출자 중 63.8%가 경기도로 주거지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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