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코 찌르니 편해요" 달라진 선별진료소…"줄 헷갈려" 소란도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평택(경기)=홍재영 기자 2022.01.2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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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경기 평택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자가진단검사 키트를 이용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직접 면봉으로 검체를 채취하는 시민이 눈에 띈다. /사진=홍재영 기자26일 오후 경기 평택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자가진단검사 키트를 이용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직접 면봉으로 검체를 채취하는 시민이 눈에 띈다. /사진=홍재영 기자


"자가진단키트는 제가 스스로 코를 찌르니 훨씬 편하네요."

지난 26일 오후 3시쯤. 자가진단키트 '음성' 결과를 내보이며 우모씨(55)는 활짝 웃었다. 코로나19(COVID-19) 1차 백신접종만 한 우씨는 다음날 여행을 떠나기 전 음성확인서를 수령하기 위해 이날 경기 평택시 비전동에 있는 평택보건소를 찾았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선 이날 평택보건소 선별진료소는 우씨처럼 검사를 받으러 온 인근 주민들로 북적거렸다. 평택 내 선별진료소들은 이날부터 PCR(유전자증폭) 검사와 자가진단키트 방식으로 나눠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다. 바뀐 체제가 적용된 첫날인만큼 선별검사소는 평소보다 더욱 분주한 모습이었다.



'확진자 1만명' 넘었다...무증상자는 '자가진단키트'로 검사
26일 오후 평택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자가진단검사 키트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사진=홍재영 기자26일 오후 평택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자가진단검사 키트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사진=홍재영 기자
코로나19 신종 변이인 오미크론이 우세종화된 광주, 전남, 평택, 안성 지역의 코로나19 선별진료소는 이날부터 새로운 검사체계가 실시됐다. 오미크론 우세종화로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체계를 바꾸면서다.



이제부터 기존 PCR 검사는 △역학연관자 △의사소견서 보유자 △자가키트· 신속항원 양성자 등 고위험군에게만 진행한다. 대신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일반 시민은 선별진료소에서 지급한 자가진단키트를 이용해 검사를 실시한다.

코로나19 무증상자들은 선별진료소에서 자가진단키트를 수령한 뒤 자신이 '직접' 검체 채취를 한다. 먼저 진단키트 안에 있는 검체채취용 면봉을 코 안에 찔러 넣은 뒤 이를 특수용액에 담근다. 이후 용액을 검사기의 검체점적부위에 떨어뜨리면 검사기에 '한줄'(음성) 또는 '두줄'(양성)이 나타난다.

무증상 시민들은 직접 검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따로 마련된 천막으로 이동한 뒤 의료진 안내에 따라 스스로 검체를 채취했다. 인근에서 대기하는 의료진은 혼자 검체를 채취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을 돕거나 어려움을 겪는 성인에게 검사 방식을 안내했다.


평택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은 자가진단키트로 예전보다 검사 시간이 단축됐다는 점을 반겼다. 이날 오전 진료소를 찾은 한모(39)씨는 "직장에서 확진자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왔다"며 "PCR과 달리 자가진단키트는 결과가 바로 나와서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한씨는 '한줄'이 뜬 검사 결과를 의료진에게 보여준 뒤 곧바로 선별진료소 현장을 떠났다.

"어디서 검사받아야 하나요"…검사 줄 헷갈리는 '소란'도
26일 오후 평택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한 시민의 인적사항과 음성확인서 발급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홍재영 기자26일 오후 평택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한 시민의 인적사항과 음성확인서 발급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홍재영 기자
새로운 검사 체계가 처음 도입된 날인 만큼 혼란을 느끼는 시민들도 있었다. 자신이 PCR 검사와 자가진단키트 중 어떤 방식으로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한씨도 이날 자신이 어디서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헷갈려 줄을 왔다 갔다 하기도 했다. 한씨는 "처음에 잘 몰라서 PCR 검사 줄 앞에서 섰다"며 "밀접접촉자가 아니라는 의료진 안내를 받고 자가검사키트 줄로 갔다"고 했다.

우씨도 "오늘부터 자가진단키트로 검사하는 줄 몰라 처음에는 예전처럼 PCR 검사 쪽에서 줄을 섰다"며 "나중에 직원이 PCR 검사자가 아니라며 진단키트 줄로 가라고 해서 이동했다"고 말했다.

또 한꺼번에 방문자가 몰릴 때는 시민 서너명이 1m도 채 안 되는 간격을 두고 앉아 마스크를 내린 채 동시에 자가진단 키트 검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검체 채취 후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몇몇 시민들은 자리에 그대로 다닥다닥 앉아있었다.

일각에서는 자가진단키트에 대한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자가진단키트로 검사를 받은 최모씨(28)는 "PCR 검사보다는 신뢰가 다소 안 간다"며 "결과가 빨리 나오는 건 좋지만 정확할지 조금 의문"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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