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우크라이나 악재까지…우울한 여행·레저株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22.01.25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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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COVID-19)에서 일상회복이 늦어지면서 여행, 레저업체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 공급이 늘어나며 이르면 지난해 연말부터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할 것으로 봤는데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변수로 등장했다. 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 유럽, 러시아의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해외여행도 당분간 부담스럽게 됐다. 사업재개를 일찍 준비한 기업들의 타격이 더욱 크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지난해 3분기까지 92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4분기에도 282억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추산, 연간 적자폭이 12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투어 (63,300원 ▲3,400 +5.68%)는 지난해 6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에 주가가 한때 9만원을 넘기도 했으나 지금은 6만원대 후반으로 내려앉은 상태다. 모두투어, 노랑풍선, 참좋은여행, 야놀자 등 경쟁사들도 상황은 비슷한데 하나투어의 적자가 가장 우려스럽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하나투어의 경우 여행수요가 크게 늘 것을 대비해 경쟁사들보다 한 발 앞선 준비에 나섰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훈련우크라이나 훈련


하나투어가 영업인력 등 직원출근을 빠르게 정상화했는데 여행사들의 주력은 시니어층이 주로 택하는 패키지 상품이라는 점을 봐야한다고 지적이다. 시니어층은 소비행태가 신중한 편이라, 여건이 회복돼도 한발 늦게 여행을 생각하는 특성이 있다. 때문에 하나투어처럼 선제적으로 움직인 기업들의 포석이 오히려 악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지정학적 위기까지 반영되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지난해 4분기 출국자(승무원 제외) 수는 348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2019년 4분기 수치의 6.2%에 불과하다. 올해 1분기 수치도 큰 폭의 개선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사업, 업무목적 출국 외에는 크게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의 경우 핵심 소비층의 회복이 시장 내 가장 느리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반해 선제적으로 움직인 전략이 자금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지난 3분기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분기당 적자는 200억원 중후반대로 모두투어(40억원 내외)와 갭이 크다"고 설명했다. 하나투어의 경우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경우 추가 자금확보가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연구원의 분석이다.

하나투어와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다른 기업들의 상황도 좋지는 않다. 특히 카지노 사업의 보릿고개가 가장 심각하다는 평가다. 카지노 업체들의 가장 큰 고객인 중국시장의 분위기가 갈수록 침체되고 있다. 중국은 2020년 하반기 이후 카지노 관련 규제를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장사 공매도 거래의 상당수가 여행, 레저, 호텔, 카지노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 호텔신라의 경우 최근 4일간 거래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37.7%에 달했다. 강원랜드 (15,130원 ▲220 +1.48%)는 15~20%, 하나투어 (63,300원 ▲3,400 +5.68%)는 5~10% 가량이었다. 반등을 시도하던 주가도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하나투어는 연말 7만4600원에서 현재 6만7000원대로 내렸고 호텔신라는 7만8000원에서 현재 7만1000원대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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