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선 한국조사협회장 "대선 여론조사, 조사업체·방식 유심히 봐야"

머니투데이 경기=임홍조 기자 2022.01.1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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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30주년 맞은 한국조사협회, 리서치 산업 현황과 비전 제시

정재선 (사)한국조사협회 회장. /사진=권현수 기자정재선 (사)한국조사협회 회장. /사진=권현수 기자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 이거 믿을만한 건가요?"

최근 하루가 멀다하고 대선 후보 지지율 여론조사가 쏟아지고 있지만, 막상 들여다보면 조사기관이나 결과치가 다 제각각이다. 이에 여론조사의 신뢰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통계청 산하 사단법인 한국조사협회 정재선 회장이 명쾌한 해답을 내놨다. (사)한국조사협회는 닐슨코리아, 마크로밀엠브레인, 입소스, 칸타코리아, 한국리서치,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등 54개 국내 대표 리서치 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조사 산업의 신뢰도 및 위상 제고에 노력하는 비영리단체다.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한국조사협회 정재선 회장을 직접 만나 신뢰도 있는 여론조사의 기준부터 협회 소개와 비전, 국내 리서치 산업의 전망 등을 들어본다.

- 현재 대선을 앞두고 많은 여론조사가 발표되고 있다. 국민 입장에서 이런 조사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



▶여론조사 결과의 신뢰도가 궁금하다면 어느 리서치 회사에서 언제 어떤 방식으로 조사했는 지를 살펴보라. 안심번호를 활용하거나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의 전화조사가 가장 정확하고, 응답률도 15~20%대로 높다. 반면, 평균 응답률이 1~2%대로 낮은 전화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을 활용한 여론조사는 신뢰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또 일각에서는 여론조사의 질문지를 어떻게 만들고 배치하느냐에 따라 결과치가 다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중앙선관위의 엄격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조사를 수행한다면 신뢰도 높은 조사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한국조사협회 회원사는 '마케팅 및 사회조사 수행에 대한 국제 규약 ICC/ESOMAR'에 따라 조사 윤리 강령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선진화된 조사법을 활용하며, ARS 방식은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
정재선 (사)한국조사협회 회장. /사진=권현수 기자정재선 (사)한국조사협회 회장. /사진=권현수 기자
-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사)한국조사협회의 설립 배경과 역할은?


▶한국조사협회는 마케팅, 여론조사 활동의 질적인 향상과 국내 조사산업의 발전을 위해 지난 1992년 설립됐다. 닐슨코리아, 마크로밀엠브레인, 입소스, 칸타코리아, 한국리서치,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등 국내 리서치 업계를 선도하는 정회원사 33개사와 준회원사 21개사 등 모두 54개 리서치 업체가 회원사로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미국마케팅협회(AMA)와 유럽마케팅리서치협회(ESOMAR) 등 해외 조사 관련 단체와 교류하며 컨퍼런스를 열고, 최신 리서치 방법도 적극 공유하고 있다.

특히 전문 리서처(조사 연구원) 육성에 매진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14년부터 7년간 고용노동부 청년취업아카데미 프로그램을 통해 약 300시간의 조사 관련 이론·실습과정을 수료한 리서처 500여 명을 양성하고, 협회 소속 업체로 취업연계까지 지원했다. 현재는 서울시 뉴딜일자리 사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전문 리서처를 발굴·육성하고 있다.

- 국내 리서치 산업에 대한 현황과 향후 전망은?

▶현재 국내 조사업계에서 활동 중인 종사자는 1만여 명이며, 산업 규모는 약 1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가장 수요가 많은 조사 분야는 기업에서 제품 출시 전후로 소비자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실시하는 마케팅 시장조사다. 이어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활용하는 여론·정책조사 등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차세대 기술을 접목한 조사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조사의 한계가 명확하다. 빅데이터만으로는 응답자의 성별, 연령, 응답 이유 등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고 출처도 명확하지 않아 신뢰도가 낮다는 점이다.

따라서 단순 사무의 전산 처리 속도가 빨라지거나 조사 방법론이 진화할 수 있지만, 지금처럼 면접원이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리서처가 가공·분석하는 방식의 큰 틀은 쉽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오히려 다양한 조사방법을 요구하는 기업과 정부기관의 니즈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만큼, 전문 리서처에 대한 수요도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다.
정재선 (사)한국조사협회 회장. /사진=권현수 기자정재선 (사)한국조사협회 회장. /사진=권현수 기자
- 15대 회장으로서 포부와 올해 계획은?

▶올해 한국조사협회 창립 30주년을 맞은 기념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호주, 중국, 일본 등 10개국의 조사협회가 모인 아시아태평양리서치협회(APRC) 컨퍼런스를 올해 9월 국내에서 개최한다. 이를 통해 국내 조사 프로그램, 효과적인 분석 기법, 조사결과의 활용 범위 등을 널리 알리겠다.

또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되면 필리핀, 미얀마 등 아시아에 위치한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리서치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우리나라만의 과학적인 리서치 기술도 적극 공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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