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MBC를 항의 방문한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상암동 MBC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MBC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음' 내용을 보도한다고 예고했다. 2022.1.14/뉴스1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14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법원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소위 '김건희 녹취록' 방송을 금지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법원이 김씨 주장을 일부 인용한 것을 두고 "(김씨의) 청구를 사실상 기각한 것은 국민 상식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방송 금지 부분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결정에서 재판부는 "이 부분(금지신청 인용부분)에는 김씨와 관련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한 김씨 발언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김씨가 이 사건에 대해 수사 내지 조사를 받을 경우 형사절차상 보장 받을 수 있는 진술거부권 등이 침해될 우려가 커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부분에는 김씨의 정치적 견해 등과 관련이 없는 일상생활에서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나올 수 있는 내용에 불과한 것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법원의 결정은 이번에 금지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방송을 허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조 수석은 "법원은 김건희씨의 수사기관에서의 방어권을 인정하면서도 김건희 씨의 발언을 방송하는 것이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방송을 막기 위해서 오늘 MBC에 몰려간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의 행위가 잘못된 것임이 증명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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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국민의힘은 MBC의 방송편성권을 침해하려한 언론탄압에 대해서 분명하게 사과해야 한다"며 "윤 후보 부부와 국민의힘은 법원의 결정에 따라 공개되는 김건희 씨의 발언 내용에 대한 국민적 판단 앞에 겸허하게 임하기 바란다. 그것이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했다.
앞서 MBC는 지난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 소속 기자인 이모씨로부터 김씨와 통화하면서 녹음한 7시간 분량의 통화내용을 확보했고, 이를 오는 16일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를 통해 보도할 예정이었다. 이에 김씨는 음성권을 침해했다며 법원에 방송금지가처분을 신청했다. 이날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이번 가처분 신청 결정이 나오기 전 MBC에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번 법원 결정에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법원 결정 직후 낸 입장문에서 "불법 녹취 파일을 일부라도 방송을 허용하는 결정이 나온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특히 선거를 앞두고 공영방송이 취재윤리를 위반하고 불순한 정치공작의 의도를 가진 불법 녹취 파일을 방송한다는 것은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으로 언론의 기본을 망각한 선거 개입의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며 "향후 방송 내용에 따라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력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