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 "집값 하락" 민간 "상승"…부동산원 난감? 올해 전망 안한다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22.01.0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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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7주 연속 '팔자'가 '사자' 보다 많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2월 마지막 주(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3.5로 지난주 93.9에 비해 1.3포인트 하락했다. 이 수치는 지난 2019년 9월 16일 93.0을 기록한 이후 2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사진은 2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2022.1.2/뉴스1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7주 연속 '팔자'가 '사자' 보다 많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2월 마지막 주(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3.5로 지난주 93.9에 비해 1.3포인트 하락했다. 이 수치는 지난 2019년 9월 16일 93.0을 기록한 이후 2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사진은 2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2022.1.2/뉴스1


정부의 공식 부동산 통계를 담당하는 한국부동산원이 올해 연초에 연간 집값 전망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진행 중인 통계 고도화 작업이 마무리 되지 않았다는 게 미발표 사유지만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와 민간 기관이 올해 집값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어서다. 이런 와중에 부동산 시장 정보를 가장 많이 보유한 정부 산하 기관이 집값 전망을 일부러 피하는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회서도 논란된 부동산원의 올해 집값 전망....2015년 이후 매년 해 왔지만 집값 급등기인 지난해 이어 올해도 미발표
[단독]정부 "집값 하락" 민간 "상승"…부동산원 난감? 올해 전망 안한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부동산원은 지난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 직후 일부 야당 의원실에서 "올해 집값 전망을 발표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사실상 연초 발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원은 지난 2015년 이후 매년 1월 중순경 해당 연도의 연간 주택가격과 전세가격 전망치를 발표했다. 그러다 집값이 급등한 지난해 연초에 돌연 "코로나19 변수가 생겼다"는 이유로 전망치를 발표하지 않고 건너 뛰어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았다. 올해는 특히 정부와 민간기관의 집값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정부 산하 기관의 집값 전망치에 관심이 모아졌다. 부동산원은 정부가 공인하는 유일한 부동산 통계 담당 기관이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4일 국토위에서도 관련 질문이 나왔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국토부는 올해 집값이 하락하는 거로 전망하는데, 몇 % 하락하는 것으로 보는지" 질의하자 노 장관은 "시장 수치를 (정부가)직접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송 의원은 정부의 공식 답변이 어렵다면 "올해 부동산원이 준비를 하고 있냐"고 재차 질의했다. 이에 대해 노 장관은 즉답을 피하면서 "공식적으로 저희(정부)가 전망치를 내놓지는 않고 있다"며 앞 질문에 대한 추가 답변만 이어갔다.

한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부동산원이 연초 집값 전망을 못하는 공식 사유로 통계의 고도화를 들었다"며 "상반기 안에 마무리 되면 고도화 이후 전망을 할 수 있다는 것은데 사실상 연초에 연간 전망을 못한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부동산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통계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집값을 전망할 때 워낙 많은 변수가 있는 만큼 고도화를 통해 정확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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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하락한다" 민간 전문가는 "오른다" 엇갈린 집값 전망.. 대선 국면에 전망 내놓기 당혹스런 부동산원
집값 전망을 두고 정부와 민간 시각이 첨예하게 갈려 정부 산하 기관이 일부로 발표를 피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부동산원은 지난 2020년초 주택가격과 전세가격이 전국 기준으로 모두 하락(-0.9%, -0.4%) 한다는 연간 전망을 내놨지만 실제론 주택가격은 5.3%, 전세가격은 4.6% 급등했다. 당시 하락전망 기관은 부동산원이 거의 유일했다.

올해 집값 전망은 더 엇갈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속도가 둔화하고 일부 지역에서 하락반전 사례가 나오고 있는 변곡점이기 때문이다. 작년말 전망치를 내놓은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주택산업 연구원은 각각 2.0%, 2.5% 상승으로 전망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아파트 기준 5.0% 상승으로 봤다. 정부 산하 기관인 국토연구원은 일찌감치 수도권 기준으로 5.1% 상승 전망을 내놨다.

정부는 정반대다. 국토부는 올해 연간 업무 보고를 통해 "추세하락 진입이 불가피하다"고 발표했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하향 안정세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주택 가격 하락세를 확고한 하향 안정세로 이어가겠다"고 언급해 하향 안정세를 기정사실화 했다.

집값 전망은 두달여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의 주요 변수도 된다. 정부 공식 부동산 통계를 전담하는 부동산원이 어떤 전망을 내놓냐에 따라 후폭풍은 거셀 수밖에 없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통계고도화를 진행 중이라고 해서 매년 해 오던 집값 전망을 못할 이유는 없어보인다"며 "전망이 미칠 파장을 고려한 선택으로 해석되지만 한편으론 부동산원 통계에 대한 독립성, 전문성에 대한 신뢰도가 타격을 받지 않으려면 발표를 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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