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은 우리가 아는 것을 뛰어 넘고(Beyond what we know), 시간을 넘어(Beyond time itself) 과거의 우주 기원을 찾겠다는 임무다. / 사진제공=미국항공우주국(NASA)
차광막은 세로 21m, 가로 14m에 달하는 초대형 장비다. 이 크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웹 망원경을 종이접기식으로 접어 로켓에 실었다. 접힌 장비를 우주에서 펼치는 작업의 절차는 344개에 달한다. 그중 차광막 전개가 가장 어려운 과제였지만, 이 고비를 넘어선 것이다.
웹 망원경은 지난달 25일 아리안스페이스 아리안-5 로켓으로 발사돼 지구로부터 약 150만㎞ 떨어진 심(深)우주로 향하는 중이다. 현재도 행성 간 공간을 항행 중이며 발사 후 29일이 지나 목표 지점에 도착하게 된다. 웹 망원경은 심우주에서 137~138억년 전 빅뱅 이후 2~3억년 뒤 생겨난 최초의 별과 은하에서 나온 빛을 찾을 예정이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 차광막의 역할. / 그래픽=김인한 기자
이 시각 인기 뉴스
우주가 팽창한다는 사실은 과거로 거슬러가면 '최초의 순간'은 마침내 한 점에 이른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꽃이 피는 장면을 거꾸로 돌리면 꽃봉오리가 다시 오므라지고 싹이 땅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과 비슷한 장면이다.
미국의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은 20세기 초 윌슨산천문대 망원경에 분광기(빛의 스펙트럼을 관찰하는 기구)를 달아 은하들이 내는 빛을 연구했다. 그 빛의 스펙트럼을 통해 먼 은하, 즉 오래 전부터 태어난 은하들일수록 지구와 점점 멀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주가 점점 팽창해왔다는 이론을 연구로 입증한 순간이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1990년 지구로부터 550여㎞ 떨어진 지점에 허블 이름을 붙인 '허블 우주 망원경'을 보냈다.
웹 망원경도 이처럼 은하들이 내는 빛을 통해 우주의 기원을 탐색한다. 웹 망원경이 150만㎞ 우주로 간다는 건 '과거를 향한 여정'이라고 볼 수도 있다.
94만5000여㎞(58만7622마일)를 항해 중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 / 사진=미국항공우주국(NASA)
적외선은 우리가 눈으로 보는 가시광선보다 더 멀리 더 어두운 우주까지 볼 수 있다. 특히 지구로부터 150만㎞ 떨어진 '라그랑주 L2 지점'은 최적 관측 조건이다. 이 지점은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힘의 균형을 이룬다. 지구 대기와 중력으로 인한 빛의 왜곡이 줄어드는 상태다. 과거의 우주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배경이다.
웹 망원경은 향후 라그랑주 L2 지점에 도달해 다섯 달에 걸쳐 주반사경 미세조정과 과학 장비 점검 등을 진행한 뒤 본격 관측에 나설 예정이다.
웹 망원경은 미 NASA·유럽우주국(ESA)·캐나다우주국(CSA) 등이 1996년부터 100억달러(약 11조9000억원)를 들여 개발한 초대형 국제 우주 프로젝트다.
적외선(Infrared Light)은 우리가 눈으로 보는 가시광선(Visible Light)보다 더 선명하게, 더 멀리 더 어두운 우주까지 볼 수 있다. / 사진=미국항공우주국(NA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