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POSTECH) 연구진이 X선 자유전자레이저(XFEL)를 이용해 빛에 의한 물질의 초고속 상변화 과정을 실시간 관측했다. / 사진제공=POSTECH
국내 연구진이 최근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엔트로피, 즉 원자의 무질서함이 늘어나는 열역학적 법칙과 반대되는 현상을 포착했다.
그동안 레이저 빛을 가하면 물질(얼음)이 빠르게 녹기 때문에 녹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할 수 없었다.
연구팀은 녹는 시료에 X선 자유전자레이저라는 강한 빛을 쬐었다. 이 빛의 강도는 금속이 파일 수 있는 정도다. 그 결과, 온도가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표면의 원자들이 나란히 정렬됐다. 얼음이 녹으면 각이 진 평면들이 둥글게 되지만, 녹는 순간에 빛을 쏘자 각이 진 평면들이 다시 만들어졌다.
이 성과는 비평형상태에서 나타나는 물질의 변화를 순간 포착해 얻은 성과다. 비평형상태란 물질에 레이저를 비췄을 때, 그 안에 들어 있는 전자만 뜨거워지고 원자는 여전히 차갑게 남아 있는 상태를 뜻한다. 이는 앞으로도 빛을 이용해 자연적으로 발생하지 않는 물질의 새로운 상태를 확인하고, 물질의 상태를 뒤바꿀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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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용 교수는 "물질이 빛에 의해 녹는 과정에서 기존의 이해와 상반되는 표면 원자의 정렬 현상이 나타났다"며 "온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물질이 더욱 정돈되는 이 반응은 평형상태의 열역학 반응 규칙을 거스르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달 23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