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꾸미] "코로나 아니면 진짜 만났지…메타버스 투자 조심하세요"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김윤희 PD 2021.12.30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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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문가TALK]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②



올 한해 주식 시장에서 가장 인기있었던 키워드 중 하나는 메타버스였다. "메타버스만 묻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올라간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그러나 내년에도 이 같은 흐름이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트렌드 전문가인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실제 사람을 만나고자 하는 욕구가 늘어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메타버스 시장이 지금처럼 계속해서 성장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에도 인간이 가지고 있는 시간과 경제적 자원을 메타버스에서 만나고 소통하는데 쓸 것인지 아니면 실제 사람을 만나 소통하는 데 쓸 것인지는 알 수 없는 것"이라며 "여기에서 답을 잘 찾을 수 있는 기업이 있다면 투자하는 것이 맞고 그렇지 않다면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이사가 몸담고 있는 마크로밀 엠브레인은 종합 리서치 기업으로 매년 트렌드 관련 서적을 출간한다. 최근 '2022 트렌드 모니터'라는 책을 선보였다.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가 최근 그를 만나 내년도 트렌드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지난 24일 공개된 윤 이사와의 인터뷰 영상 1편에는 △트렌드 공부 해야하는 이유 △내년도 트렌드 전망 △MZ세대 △위드 코로나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29일 공개된 2편에서는 △메타버스의 미래 △문해력 저하 현상 △취향과 소비 트렌드 변화 등을 다룬다.

※이 기사는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부꾸미'에 오시면 더 많은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 '묻지마 투자'하면 안되는 이유
▶부꾸미


최근에 가장 많이 언급되는 키워드 중의 하나가 메타버스잖아요. 굉장히 거대한 트렌드로 보이는데 메타버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윤덕환 이사

이거를 듣고 아마 저를 비난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 제가 감수하고 말씀드릴게요. 걱정되는 건 요새 다 '기승전 메타버스'예요. 메타버스는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시죠. 지금 메타버스에 뭔가를 하는 기업에 투자를 하신다고 하면, 이거를 먼저 한 번 생각을 해보시고 투자하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어떤 시기든 서비스나 상품이 이렇게 개발이 되면 기업에 필요한 수익의 창구도 되겠지만 이 상품이나 서비스는 대중 소비자의 어떤 욕구를 충족시키는 거잖아요. 이 두 가지 관점에서 생각해 보는 거죠. 기업의 니즈와 대중 소비자의 니즈.

메타버스는 기업에 어떤 니즈를 충족시켜줄까요? 이게 일상적으로 방역단계가 이렇게 출렁이면서 또는 팬데믹이 유행하면 대중 소비자들과 접점이 없어지거나 불확실성이 너무 커집니다. 불확실성이 높으면 기업들은 대중과의 안정적인 접점을 만들어야 됩니다. 그래서 이 플랫폼으로 메타버스는 최상의 선택이에요.

자, 대중 소비자들은 이 메타버스에 들어가면서 뭘 얻을까요? 여기에서 되게 중요한 힌트가 있어야 됩니다. 지금 메타버스에 대한 높은 관심은 사람을 못 만나잖아요. 거기서 내 정체성의 표현이나 여러 가지가 막혀 있기 때문에 여기라도 들어갈까? 해서 이 두 가지 욕구가 지금 합해져서 관심이 확 올라갔어요.

그런데 인간이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나보고자 하는 욕구가 메타버스에 진정으로 채워줄 수 있냐?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됩니다. 만약에 내가 가지고 있는 시간, 내가 가지고 있는 경제적 자원을 실제 사람과 소통을 할 때 쓸 건가. 메타버스 공간에서 만나고 소통할 때 쓸 건가. 이거에서 잘 답을 찾을 수 있는 기업이 있다면 거기 투자 하십시오.

그래서 메타버스 시장이 모든 것이 다 장밋빛이다 이렇게 보는 건 대단히 위험하다고 봅니다. 지금 여러 가지 저희가 조사한 근거로 보면 실제 사람을 보고자 하는 욕구가 어마어마하게 높아요. 그 근거로 나타난 게 뭐냐 하면 영상 통화 시장입니다. 페이스타임 이용 시간이 급증했어요.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사진=김윤희 PD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사진=김윤희 PD


이게 얼마나 아이러니한 현상이냐 하면, 2018년도에 영상 통화 기능이 불필요한 기능에 최상위층에 있어요. 올해 딱 3년 흘렀죠? 필요한 기능의 최상위층에 있습니다. 실제 사람을 보고 소통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메타버스 시장으로 이거를 잘 전환을 해서 생각을 해보면 인간은 기본적으로 비언어적인 방식으로 소통을 충분히 해야 되는데 그게 지금 많이 결핍 상태로 남아있고, 이 결핍이 메타버스에 대한 욕구로도 일부 드러나 있는데 방역이 좋아지면 시장이 더 커질 거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안 된다는 거예요.

"문해력 부족 문제 심각, 신념 양극화 우려돼"
▶부꾸미

또 최근에 문해력 문제가 심각하다는 말들이 많더라고요. 이 부분이 시사하는 바는 뭐가 있을까요?

▶윤덕환 이사

문해력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데 코로나19 때 왜 그 얘기를 갑자기 할까요. 문자 소통이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얼굴 보고 소통을 안 하는 거죠. 생각보다 문해력의 문제가 아주 일상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어쨌든 이 문제는 뭐냐 하면 주변 상황을 이해하는 새로운 것들 이해하는 거를 자꾸 막고 있다는 거예요.게다가 이제 코로나 때문에 혼자 집에 머물고 있는 시간이 더 늘어나잖아요.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더 줄어들었잖아요. 자기 확신이 과잉될 가능성이 매우 커요. 이게 걱정되는 거예요. 이게 이른바 필터 버블이라고 알고리즘에 따라서 내가 확 믿는 정보만 계속 올 거예요.

지금 페이스북이든 유튜브든 아마 여러분들 중에 정치적인 지향점이 있을 텐데 비슷한 정보만 날라오죠? 그래서 나한테 반대정보는 적극적으로 찾고 거기에 뭘 남기지 않은 이상은 내가 믿는 정보만 날아옵니다. 그래서 신념이 양극화되는 거죠. 이게 가장 걱정되는 현상이죠.

인스타그램과 폐쇄형 블로그, 뉴트로 상품들이 인기 끄는 이유는?
▶부꾸미

사람들의 취향도 꾸준히 변화를 하고 있잖아요. 또 소비 트렌드도 그렇고요. 그 부분에 대해서도 간단히 설명 부탁드릴게요.

▶윤덕환 이사

취향은 변하고 있습니다. 욜로의 대열풍의 시기가 2016∼2018년까지였어요. 그때 산으로 들로 나가기도 했지만 취향이 있어야 돼. 취향이 없으면 넌 잘못 산 거야. 뭐 이렇게 굉장히 강하게 취향이 있어야 뭔가 제대로 된 삶인 것 같은 분위기가 있었어요. 그래서 취향을 공유하는 살롱 문화가 2019년까지 대유행했어요.

진짜 취향들을 나누는 모임들이 확산됐다가 코로나 때문에 이게 올스톱했죠. 그래서, 여러 군데가 다 힘들어졌죠? 자 이제 취향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없잖아요. 그래서 취향이 두 갈래로 갈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인간이 기본적으로 사회적 동물이잖아요. 내 취향을 나눌 사람을 찾는 거예요. 취향을 드러내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코로나 1년 차, 2년 차 때 SNS 이용률이 높아졌잖아요. 비율상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한 SNS가 있어요. 인스타그램입니다. 사진으로 내 취향을 드러내는 거에 너무 과잉으로 드러내는 사람들이 많아진 거예요.

이 트렌드는 아마 당분간 갈 거예요. 서로 취향을 나누는 사회적 모임이 없는 이상은. 여기에 반발하는 모임이 또 하나의 흐름이 있어요. 블로그입니다. 블로그가 이게 원래 긴 글, 글도 굉장히 길게 써야 되고 일기 형태로 쓰는데, 블로그 중에서도 이것도 내가 얼마나 글을 잘 쓰나. 감수성이 있는 사람인가. 이렇게 올리는 게 아니라 지금 유행하는 블로그 있죠? 폐쇄형 블로그에요. 아예 나만 보는 거. 진짜 일기죠.

거기서 성찰하는 아예 드러내기 하는 방식에 대해서 혐오, SNS을 끊기는 그렇고, 거기를 내 저장 공간으로만 쓰는, 이 두 가지 양갈래 완전히 나눠지는 그 트렌드가 취미 취향의 트렌드로 변하고 있어요. 이거를 기억하셔야 됩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소비에서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게 세대 간의 공유하고 있는 경험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여기에 되게 중요한 소비 포인트가 있어요. 올해 되게 중요하게 늘었던 아이템 중에 골프용품 관련된 게 많습니다.

가장 중요한 변화가 2030이 골프장에 엄청 간 거예요. 20대 조사해봤더니 올해 골프장이나 스크린 골프를 이용했던 사람한테 물어봤더니 10명 중의 7명이 부모 따라갔어요. 부모가 권해서 갔어요. 그다음에 또 하나 흥미로운 거는 40대하고 50대, 60대 일부가 10대, 20대가 하는 게임을 다 받아서 다운 받아서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분석하기로는 일단 Z세대라고 하는 20대랑 부모 세대는 되게 가까운 세대거든요. 이 세대가 만들어낸 특징이 있어요. 뭐냐? 뉴트로입니다. 재작년까지 레트로인데 20대가 보기에는 이거 새것인데? 이래가지고 뉴가 붙었잖아요. 이 현상이 줄지가 않고 계속 확산돼요. 그래서 이 두 세대와의 케미가 좋으니까 관련해서 상품들은 지속적으로 나올 거 같습니다.

"분야를 특정하면 트렌드가 보인다"
▶부꾸미
결국은 트렌드를 잘 파악해야 투자하시는 분들이 많은 도움을 얻을 것 같은데요. 평소에 어떻게 공부를 하고하면 트렌드의 변화에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을 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윤덕환 이사
트렌드를 잘 파악을 하시려면 내가 관심 있는 한 분야를 특정하시면 돼요. 예를 들어 자동차의 트렌드가 뭐지? 하시면 그 고민을 하는 순간 자동차와 관련된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정보가 모이기 시작해요. 백화점이 잘 됐는데 이게 잘 될까? 백화점이라는 아이템을 생각하시면 트렌드가 보여요.

무슨 말씀이나면 트렌드는 트렌드가 뭐지? 라는 아주 거친 질문으로는 찾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분야나 서비스를 특정하시면 놀랍게도 그때부터 트렌드가 보여요. 그래서 주변에 관심이 있는 일상생활에서 궁금해하시는 거 하루에 하나씩만 찾아보십시오. 아마 트렌드 전문가 되실 겁니다. 그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출연 윤덕환 이사, 한정수 기자
촬영 김윤희 PD, 권연아 PD
편집 권연아 PD
디자인 신선용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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