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그룹의 계열 분리는 LG그룹 특유의 '장자 승계, 형제 분리경영' 원칙에 따른 것이다. LG그룹은 고(故) 구인회 창업주 시절부터 경영권 분쟁을 차단하기 위해 경영권은 장자가 계승하고 형제들은 계열을 분리해 독립경영한다는 원칙을 지켜왔다. 선대 회장인 고 구본무 회장이 2018년 별세한 뒤에도 이런 원칙에 따라 그룹의 지휘봉을 구본무 회장의 외아들인 구광모 당시 LG전자 상무가 넘겨받고 구본준 당시 LG그룹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구본준 회장은 고 구자경 회장의 셋째 아들이자 고 구본무 회장의 동생으로 구본무 회장이 병석에 있을 당시 총수 대행 역할을 맡았다. 조카인 구광모 회장이 그룹 총수에 오른 뒤 LG상사(현 LX인터내셔널 (30,300원 ▼600 -1.94%))와 LG하우시스(현 LX하우시스 (43,950원 ▼350 -0.79%)) 실리콘웍스(현 LX세미콘 (108,800원 ▲1,700 +1.59%))등 일부 계열사를 분리해 올해 5월 신설 지주사인 LX홀딩스 (8,280원 ▼30 -0.36%)를 설립하면서 LX그룹을 출범시켰다.
이날 거래와 기부로 구본준 회장이 보유한 ㈜LG 주식이 2.04%로 줄었다. 구본준 회장의 장남 구형모 LX홀딩스 상무 등을 포함한 구 회장 일가가 보유한 ㈜LG 지분을 모두 합하면 2.96%로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 요건인 동일인 관련자 지분 3% 미만을 충족한다. 구본준 회장과 특수관계인은 또 LX홀딩스 지분 40% 이상을 보유하게 돼 안정적인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LX그룹이 LG그룹 울타리를 벗어난 것은 향후 사업 확대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다. 구본준 회장은 계열분리를 바탕으로 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업종에서 M&A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광모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LG 지분은 기존 45.88%에서 41.7%로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
LG그룹 관계자는 "LG는 70여년 동안 기업을 운영해오면서 단 한 번의 경영권 분쟁 없이 계열분리를 해오고 있다"며 "이번에도 아름다운 이별의 전통이 이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