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세계물산 이의범 회장 승부수, MZ세대 노린 골프사업 시동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21.12.1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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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세계물산 (410원 ▼4 -0.97%)이 사옥 매각으로 확보한 1085억원의 현금으로 골프 사업을 추진한다. 지난 7월 인수한 명품 브랜드 콜롬보와 시너지 효과를 노리기 위해 골프장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

1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SG세계물산은 콜롬보 골프의 상표 출원을 준비하고 있다. 이탈리아 명품 피혁 브랜드로 유명한 콜롬보 비아델라스피가(이하 콜롬보)를 활용한 골프백, 보스턴백 등이 출시될 예정이다.



이번 콜롬보 골프 상표 출원은 지난 7일 콜롬보 인수 이후 첫 공식적인 행보다. 콜롬보는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이 들고 나온 후 '천송이 가방'으로 인기를 얻었다.

SG세계물산은 코로나19(COVID-19)의 영향으로 주력사업인 의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및 패션사업이 크게 위축되자 사업 다각화를 모색했다. 3분기 누적 연결기준 SG세계물산의 매출은 956억6700만원으로 전년대비 25.3% 감소했다.



SG세계물산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바이어의 부도와 발주 물량 축소의 영향이 컸다"며 "패션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 발굴을 적극 추진했고, 명품 잡화 진출을 위해 콜롬보를 인수했다"고 말했다.
SG세계물산이 인수한 이탈리아 명품 피혁 브랜드로 유명한 콜롬보 비아델라스피가SG세계물산이 인수한 이탈리아 명품 피혁 브랜드로 유명한 콜롬보 비아델라스피가


SG세계물산은 MZ(1980~2000년생)세대의 소비성향에 주목했다. MZ세대는 값비싼 명품에도 선뜻 지갑을 열고, 인기 제품을 구매한 뒤 다시 판매하는 '리셀' 거래를 재테크로 여기고 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명품 매출의 절반 이상을 2030세대가 차지했다.

이 관계자는 "MZ세대의 명품 구매는 단순히 보복소비의 증가가 아니라 명품의 인식 변화라고 볼 수 있다"며 "MZ세대의 눈높이에 맞춘 명품을 선보이고, 판매채널을 다각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콜롬보 사업 다각화의 전략 가운데 하나가 골프 사업이다. 중장년층의 취미생활로 여겨지던 골프에 입문하는 MZ세대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SG세계물산은 콜롬보 브랜드를 활용한 1차 골프용품 시제품도 개발한 상태다. 또 콜롬브 사업을 진두지휘할 디자이너, 본부장 영입도 추진 중이다.


SG세계물산은 콜롬보 골프와 시너지를 노린 골프장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골프장 브랜드를 활용한 골프의류는 있었지만, 거꾸로 명품 브랜드를 활용한 골프장은 없었다. 100% 자회사인 서울인이 경기, 충청, 전라도 지역의 골프장 매물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지난 1분기 370억원의 자금을 서울인에 대여한 뒤 인수 골프장을 지속적으로 검토했다"며 "과거 덕평CC(현 H1 클럽)을 인수, 매각한 경험을 바탕으로 보수적인 시각으로 인수후보들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프장 인수 자금은 지난해 11월 매각한 서울 가산동 본사 매각대금 1085억과 PF(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해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의범 SG세계물산 대표는 "MZ세대에 적합한 상품 아이템 숫자를 늘리고, 명품 골프장 운영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뤄낼 생각이다. 콜롬보는 국내와 유럽 매장을 동시에 확대해 3년내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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