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체육관 병상, 부적절… 치명률 급증은 고령층 확진 증가탓"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2021.12.0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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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마포구청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관계자에게 오전 검사 접수마감을 안내받고 있다.   이날 코로나19 확진자는 7102명 발생, 위중증 환자는 857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2021.12.9/뉴스1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마포구청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관계자에게 오전 검사 접수마감을 안내받고 있다. 이날 코로나19 확진자는 7102명 발생, 위중증 환자는 857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2021.12.9/뉴스1


방역당국이 체육관 등 야외 시설을 개조해 중환자 병상을 만드는 방안에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치솟는 코로나19(COVID-19) 치명률과 관련해서는 60세 이상 고령층 확진자 급증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9일 기자와의 간담회에서 "체육관 병원, 야외 천막 병원은 중환자를 적절하게 진료하기에는 굉장히 어려운 수준의 기관"이라며 "중환자실은 밀폐된 시설에서 감염 관리를 철저하게 하며 체온·기온·습도 등 모든 의료적 환경을 최적으로 맞추는 첨단 시설이다. 체육관이나 야외 천막을 쳐서 관리한다는 거 자체가 환자에게는 좀 더 안 좋은 환경이다"고 말했다.



손 반장은 "현재 우리 의료 체계 내에서 감당하는 게 의료의 질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악화된 상황에서는 이런 것도 검토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어느 정도 현재 의료 체계 안에서 소화되는 상황에서는 현 체계로 소화하는 게 이상적인 결과"라고 했다.

앞서 일부 의료 전문가는 체육관이나 야외에 중환자를 위한 임시 의료 시설을 세우자고 제안한 바 있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중증환자 전담 병상은 포화 상태이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9일 0시 기준 재원 중 위중증 환자는 857명이다. 수도권 중증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85%다. 의료계에서는 병상 가동률 80%부터를 사실상 한계치로 본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병상 확보가 어려운 이유에 "코로나 병실이 일반 병상과 동선이 겹치지 않아야 하고 환기 등 시설 문제가 있다"며 "별도의 통로를 내거나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등 건물 자체가 조건이 어렵기도 하고 코로나 중환자를 받으면 일반 중증환자를 못 받기 때문에 병원에서도 쉽게 참여하기를 꺼려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7000명을 넘은 8일 오후 서울광장에 마련된 중구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위해 줄 서 있다. 2021.12.8/뉴스1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7000명을 넘은 8일 오후 서울광장에 마련된 중구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위해 줄 서 있다. 2021.12.8/뉴스1
방역당국은 최근 코로나19 치명률이 높게 나타나는 것에는 "확진자 중 고령층의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국내 코로나19 누적 치명률은 0.82%로 집계됐다. 그러나 국제 통계 사이트 '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대한민국 최근 일주일 평균 치명률은 1.42%다. G7 국가 중에서는 미국(2.19%)에 이어 두 번째다.

손 반장은 "최근 고령층 확진 비중이 30% 중반대까지 올라갔다. 60세 이상부터는 치명률이 상당히 올라간다"며 "60세 이상 확진자 비중이 늘면서 확진자 대비 치명률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연령별로는 치명률이 상승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치명률은 확진자 수 대비 사망자 수로 계산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된 지난달 첫째 주(10월31일~11월06일), 만 60~80세 이상의 평균 확진자 수는 4416명이었다. 그러나 이들 연령군의 12월 첫째 주(11월28일~12월04일) 평균 확진자 수는 1만1010명으로 급증했다.

60세 이상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달 첫째 주 289명에서 12월 첫째 주 584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방역상황이 급격히 악화하자 방역당국은 9일 오후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산하 방역의료분과위원회를 긴급 소집하기로 했다.

손 반장은 "방역상황에 대한 여러 의견 자문을 받기 위해 오늘(9일) 오후 1시 반에 방역의료 분과위원회를 열어 현 상황에 대한 의견을 자문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방역의료분과위원회는 지속적으로 방역 강화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방역당국은 8일 "지금 상황이라면 어느 시점에 특단의 조치를 할지, 비상계획을 발동할지 모니터링하고 검토가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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