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잡아라"…이재명·윤석열의 이유있는 '우향우·좌향좌'

머니투데이 정세진 기자 2021.12.0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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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제 20대 대통령선거가 92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중도층 표심 잡기에 고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역대 대선·총선에서 대부분 중도 지향성이 나타났지만 이번 선거의 중도층은 특별하다고 말한다. 그 중에서도 캐스팅 보트를 쥔 2030세대를 핵심 중도층으로 꼽았다.



선대위 구성후 '중도'향하는 與·野
(전주=뉴스1) 구윤성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일 오후 전북 전주 객리단길의 ‘가맥집’(슈퍼마켓 형식의 맥주집)에서 2030 청년들과 만나 ‘쓴소리 경청’ 시간을 갖고 있다. 2021.12.3/뉴스1   (전주=뉴스1) 구윤성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일 오후 전북 전주 객리단길의 ‘가맥집’(슈퍼마켓 형식의 맥주집)에서 2030 청년들과 만나 ‘쓴소리 경청’ 시간을 갖고 있다. 2021.12.3/뉴스1


국민의힘에 앞서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마친 민주당이 먼저 중도층 구애에 나섰다. 이재명 후보는 "김대중 정책이든 박정희 정책이든 좌우를 따지지 말아야 한다", "규제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 "사법시험도 일부 부활했으면 좋겠다" 등 중도층을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지난 2일에는 조국 전 장관과 관련해 "내로남불로 국민의 공정성 기대를 훼손하고 실망을 시켜드렸다"며 "아주 낮은 자세로 진지하게 사과드린다"고 했다. 국민 재난지원금, 국토보유세 등 핵심 공약에 대해서도 "국민이 동의 못 하면 안 하는 게 옳다"며 철회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 6일 국민의힘 대선 선대위 출범식에서 "지금 우리의 현실을 보면 무주택 가구가 절반에 가깝고 근로자 세 명 중 한 명은 비정규직이고, 여섯 가구 중 한 가구가 빈곤층"이라며 "이분들이 더욱 든든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두툼하고 촘촘하게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힘 선대위 출범식에서) 기존에 법치를 강조하던 윤 후보가 민생경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바뀌었다고 평가하는 사람이 있다"며 "김종인 위원장이 어떤 영향이 주었을거라고 본다. 코로나19(COVID-19) 상황에서는 경제가 망가졌기 때문에 경제 성장의 필요성은 절체절명"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난 2년간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으로 황폐한 사람들을 어떻게 소생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 1호 공약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선대위 체제를 갖춘 윤 후보가 향후 정책 발표에 있어 중도층 표심을 잡기 위해 부동산, 일자리, 자영업 등 민생문제 해결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모든 선거가 다 중도 지향성을 가진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 당대표 시절 총선도 중도 지향성을 가져서 이겼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도 복지 공약 등을 내세워 2012년 19대 총선을 이겼다"고 했다. 박 교수는 "한국의 선거에서는 특별히 탄핵이라든지 경제 위기가 아닌 상황에서는 중도층 표심이 승패를 가른다"고 설명했다.

이념 아닌 '실리' 따지는 2030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마친 뒤 청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2.6/뉴스1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마친 뒤 청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2.6/뉴스1
두 후보가 겨냥하는 중도층은 역대 선거에서의 중도층과는 결이 다르다. 박 교수는 "과거 중도층은 지역적으로 충청이고 이념적 중도라면 지금 중도 지형은 이념적 중도 지형이라기 보다는 세대간 양극화, 경제 위기로 인한 세대간 상대적 박탈감 이런 게 크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캐스팅보터'로 떠오른 2030세대는 정치 성향 보다는 실용적 판단을 후보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경향이 높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소장은 "2030세대는 정책의 차별성을 따진다"며 "그들 관점에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에 대해 정확히 소통하고 실현 가능성 있는 정책을 제안하는 후보를 택한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2030세대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진정성 없는 후보에 대한 의견을 적극 표출하고 그런 의견이 빠르게 확산하는 특징이 있다"며 "2030세대의 표가 앞으로도 상당 부분 반대편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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