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양심수'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 별세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1.12.04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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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 2012년/사진=뉴시스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 2012년/사진=뉴시스


평생을 노동·학생 운동에 헌신한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지난 3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71세.

이 전 장관은 한국전쟁이 벌어진 1950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서울 성동고와 국민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에 입학한 1970년 당시는 박정희 정권이 3선 개헌을 단행한 이듬해였으며 전태일 열사가 '노동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분신했던 시절이었다.



노동운동에 헌신한 이 전 장관은 1977년 7월 '광민사'라는 출판사를 차렸고 1979년 전국민주노동자연맹(전민노련)을 세우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1981년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 대표적 공안사건인 '학림 사건'에 연루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태복 전 장관 등은 당시 민주운동과 노동3권 보장, 최저임금제 도입 등을 목적으로 전국민주학생연맹(전민학련)과 전국민주노동자연맹(전민노련)을 결성해 활동했다는 이유로 내무부 치안본부 수사관들에 의해 불법 연행됐다.



이후 이 전 정관은 1986년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에 의해 '세계의 양심수'로 선정됐고 김수환 추기경의 석방 탄원으로 1988년 가석방됐다.

이어 2001년 3월 청와대 복지노동수석비서관, 2002년 1월 김대중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에 취임해 '의약분업 사태' 수습과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 비정규직과 정규직 노동자의 격차 해소 등에 힘썼다.

지난 2012년에는 대법원으로부터 학림사건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31년 만이었다.


최근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마지막까지 전남도청을 사수하다 계엄군의 총탄에 숨진 '임을 위한 행진곡'의 주인공 윤상원 열사를 기리는 윤상원 기념사업회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이태복장례위원회는 4일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평생 현장에서 답을 찾아 실천했던 휴머니스트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께서 2021년 12월 3일에 영면하셨기에 삼가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의 빈소는 고대구로병원 201호에 마련됐으며 7일 오전 5시 발인을 거쳐 광주광역시 국립5·18민주묘지에 안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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