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부장검사 조주연)는 전날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권 회장은 2009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이른바 '주가조작 선수', '부띠끄' 투자 자문사, 전·현직 증권사 임직원들과 공모해 91명 명의의 계좌 157개를 동원해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윤석열 아내 김건희, 주가조작 '전주' 의혹…검찰 "수사 진행 중"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수사는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가 연루됐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 권 회장이 주가를 조작하는 과정에 김씨가 주식과 자금을 제공하는 이른바 '전주'로 참여해 차익을 봤다는 게 골자다.
검찰은 지난해 재수사를 시작한 후 현재까지 김씨를 한 번도 소환하지 않았다. 검찰은 권 회장 등을 재판에 넘기면서 김씨의 가담 여부에 대해 "계속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만 밝혔다.
김씨 측 "공소시효 이미 만료" vs 검찰 "2022년까지"김씨 수사와 관련, 공소시효가 발목을 잡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으나 검찰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앞서 김씨 측은 해당 의혹이 불거지자 "검찰이 공소시효가 완성된 사건을 재탕 수사한다"고 주장했다. 자본시장법은 주가조작으로 이득을 본 금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경우 공소시효가 10년이다. 경찰 내사보고서에 따르면 김씨가 주가조작 '선수' 이모씨에게 증권계좌를 건넨 것은 2010년 2월이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하면 공소시효는 지난해 완성됐다.
그러나 검찰은 이 사건 공소시효가 내년까지 남아 있다고 본다. 검찰 관계자는 "공범들이 순차적으로 주가조작을 공모해 2009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확인했다"며 "공소시효는 2022년 12월 완성된다"고 밝혔다.
권 회장이 처음 주가조작을 의뢰한 이씨의 범행 가담 기간은 2010년까지였으나 이씨가 또 다른 공범을 끌어들이는 등 이어져 전체 범행은 2012년 12월까지 지속됐다는 설명이다.
법조계 "김씨, 자금 조달로 주가 조작 가담한 공범으로 볼 수 있어"법조계에서도 범행이 2012년까지 지속됐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면 공소시효 만기는 2022년이 맞다고 본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계속범은 마지막 범죄가 완성된 때로부터 공소시효를 기산하고, 공범 중 1인의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면 나머지 공범들의 시효도 유지된다"며 "김씨가 특정 시점에 자금을 조달했더라도 그 역할 자체로 전체 범행의 공모공동정범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어 공범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계 인사도 "권 회장 뿐만 아니라 주가조작에 가담했던 공범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에 비춰볼 때 공소시효는 유지된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검찰 역시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서도 시효 부분을 다퉜으나 이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며 이 사건 공소시효가 남아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김씨를 겨냥해 공소시효를 늘렸다는 비판도 있다. 주가조작 사건 공소시효는 주식 매도 시점 또는 주가가 최고점을 찍은 시점을 기준으로 따져야 하는데 도이치모터스 주가가 최고점을 찍은 2011년 3월을 기준으로 하면 공소시효가 완성된 상태라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