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오미크론이 지배종 되자…코로나 환자 4배 폭증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1.12.02 07:35
글자크기

전 세계 28개국에서 오미크론 감염 사례 확인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 국제공항/사진=AFP미국 뉴저지주 뉴어크 국제공항/사진=AFP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COVID-19) 변이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속속 확인되고 있다. 새 변이의 확산 중심지로 거론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이미 오미크론 변이가 지배종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이날까지 최소 28개국에서 오미크론 감염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아공 과학자들이 세계보건기구(WHO)에 변이를 보고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날 미국, 스위스, 노르웨이, 사우디아라비아, 가나 등에서 오미크론 감염 첫 사례가 나왔다. 이들 대부분은 남아공 등 아프리카 지역을 방문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에서도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부부 등 5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오스트리아, 벨기에, 스웨덴, 덴마크, 체코, 포르투갈, 네덜란드, 프랑스령 레위니옹, 호주, 일본, 홍콩, 이스라엘, 캐나다, 브라질, 남아공, 보츠와나, 나이지리아 등에서도 오미크론 감염자가 나왔다. 최초 보고지인 아프리카를 비롯해 유럽, 북미, 중남미,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6개 대륙 모두에서 발견된 것이다.



남아공에서는 오미크론이 이미 지배종으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가 11월 코로나19 샘플에 대한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249개 중 74%에서 오미크론이 발견됐다. 10월 샘플에서 79%로 나타났던 델타 변이 비율은 11월엔 22%로 크게 줄었다.

남아공에서 처음 오미크론이 검출된 지 약 4주 만에 지배종이 된 것이다. 남아공 과학자들은 지난달 9일 샘플을 채취해 11일 최초로 오미크론 변이를 발견하고 같은 달 24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했다.

오미크론은 델타보다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증명하듯 남아공에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날 남아공의 신규 확진자는 8561명으로 이틀 전(2273명)보다 약 4배 가까이 폭증했다. 오미크론은 스파이크 단백질에 32가지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에 가장 강력하다고 여겨진 델타 변이보다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가 2배나 많다.


새로 등장한 변이인 만큼 얼마나 위협적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의 영향력을 판단하기엔 이르다면서도, 전파력은 높지만 치명률은 낮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더 많이 번성하기 위해 치명성이 약화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현재까지 파악된 증거로 판단할 때 오미크론도 이 패턴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오미크론을 처음 보고한 남아공의사협회장 안젤리크 쿠체는 다수 외신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감염자 대부분이 가벼운 증상을 보인다고 밝혔다. 주로 피로감과 두통이 나타났으며, 이는 산소포화도를 떨어트리고 후각과 미각을 마비시키는 델타와 다른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공공보건 서비스 책임자인 샤론 알로이-프레이스 박사도 "오미크론은 전파력이 굉장히 크지만, 백신 접종자가 감염될 경우 경증을 앓는 데 그친다"고 강조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