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석 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 태림
그런데 며칠 후 갑자기 고소인이 의뢰인에게 자신에게 잘못한 것이 없냐는 취지로 물었고, 의뢰인이 이에 대해 잘못한 것이 없다고 이야기하자 갑자기 경찰에 강제추행(강제로 키스함) 및 준강제추행죄(택시 안에서 잠들어 있을 때 속옷 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만짐)로 고소를 하였다. 뜬금없이 성범죄 피의자로 입건된 의뢰인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두려움을 느꼈고, 고소 이후부터는 일상적인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할 만큼 힘든 시간을 보냈다.
또한 회식 당시 의뢰인과 고소인의 모습을 상세히 기억하고 있는 회식에 참석한 다른 직원 및 식당 종업원들의 진술서를 통해서 스킨십 전후 의뢰인과 고소인이 마치 연인처럼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주고받았다는 내용도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또한, 현장에서 확보한 CCTV 영상을 영상감정법인에 전송하여 의뢰인과 고소인의 신체 접촉이 동의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의뢰인의 강제에 의한 것인지에 대한 감정을 의뢰하기도 했다. CCTV 영상화질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영상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서 전문성 있는 영상감정법인에 감정을 의뢰하였고 영상감정 결과 양 당사자의 신체접촉은 동의 하에 이루어진 것이 분명하다는 감정 의견을 받았다.
한편, 고소인의 고소 내용 중 택시 안에서 잠들어 있을 때 의뢰인이 자신의 속옷 안으로 손을 넣어서 가슴을 만졌다는 부분과 관련하여 카드 결제 내역에 기재되어 있는 택시 회사에 연락하여 담당 택시 기사분의 연락처를 확보하고, 담당 택시 기사분으로부터 집으로 가는 동안 의뢰인과 피해자는 서로 떨어진 상태에서 잠들어 있는 모습만 보았을 뿐, 의뢰인이 피해자의 옷 속으로 손을 넣는 행위는 보지 못했다는 진술을 확인하였다. 또한, 의뢰인의 억울함을 강조하기 위해 검찰에서 수십 년 동안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담당하였던 전문 검사관에게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받아 의뢰인의 주장이 사실이라는 판단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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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고소인의 주장과 같이 의뢰인이 고소인의 속옷 안으로 손을 넣었다면 당시 고소인이 입고 있던 속옷 안쪽에 당연히 의뢰인의 DNA가 검출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경찰에 고소인이 입고 있던 속옷에 대한 DNA 감정을 의뢰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고, 그 결과 고소인의 속옷에서 의뢰인의 DNA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감정을 받았다.
사실 이 사건의 경우 의뢰인과 고소인이 키스라는 신체적 접촉이 일어났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택시를 같이 타고 간 사실도 있기 때문에 사건 초기 의뢰인의 무고함을 밝힐 수 있는 증거들을 적극적으로 수집하지 않았다면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에 따라 의뢰인이 처벌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던 사건이었다. 성범죄 사건은 초기 신속한 현장조사, 적극적인 증거수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글 법무법인 태림 박상석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