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주 견뎌야 한다"… '오미크론 공포' 유럽, 통금·마스크 부활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박가영 기자 2021.11.2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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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EU 수장 "과학자에 변이 분석할 시간 줘야"
유럽 곳곳 감염 사례, 네덜란드선 집단감염 의심…
영국 공공장소 마스크 의무화, 네덜란드 야간 통금

[암스테르담=AP/뉴시스] 27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출발한 항공기 두 대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61명을 격리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히폴 공항 인근 바드호베도르프의 한 호텔이 보인다. 당국은 이들 중 '오미크론' 변종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2021.11.28.[암스테르담=AP/뉴시스] 27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출발한 항공기 두 대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61명을 격리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히폴 공항 인근 바드호베도르프의 한 호텔이 보인다. 당국은 이들 중 '오미크론' 변종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2021.11.28.


유럽에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공포가 덮친 가운데, 각국이 방역 고삐를 바짝 죄기 시작했다.

마스크를 벗어 던졌던 영국은 대중교통 등에서 다시 마스크를 쓰고 오미크론 감염자 접촉시 백신 접종자도 자가격리를 하도록 할 계획이며 네덜란드는 부분 봉쇄에 들어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과학자들이 오미크론을 분석할 시간을 벌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오미크론에 집단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28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보건당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출발해 전날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한 여객기 두 대의 탑승객 600명 중 61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이 중 최소 13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휘호 더용어 네덜란드 보건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네덜란드에 더 많은 오미크론 변이 사례가 있을 수 있다. 이것은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고 경고하며 남아공에 다녀온 사람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것을 촉구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 26일 정오부터 오미크론 확산을 막기 위해 남부 아프리카에서 오는 모든 항공편을 일시 금지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두 편의 항공기는 이 조치를 발표하기 전에 이미 남아공을 출발해 네덜란드에 들어왔다. 이에 네덜란드 당국은 해당 항공편 승객들을 4시간 이상 비행기에 머무르게 하며 진단 검사를 실시, 격리 조처했다.

영국에서도 이날 오후 세 번째 오미크론 사례가 확인됐다. 해당 인물도 남아공과 관련 있으며, 런던 웨스트민스터에 머물다가 출국했다.

보건안전청 관계자들은 "며칠 내 오미크론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예상했다.


독일에선 전날 오미크론 사례 2건이 나온 데 이어 세 번째 사례가 확인됐다.

덴마크도 남아공에서 비행기로 온 여행자 두 명이 오미크론 감염자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장관은 프랑스에선 아직 오미크론 변이가 나오진 않았지만 이미 퍼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의 의사 출신 여당(통합 러시아당) 소속 상원 의원 블라디미르 크루글리는 "오미크론이 들어온 것이 거의 확실하다"면서 "이집트를 방문하고 돌아온 사람들을 통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동의 이스라엘 보건부도 남아공에서 귀국한 32세 여성이 두 번째 감염자로 보고됐다고 이날 전했다. 다만 이 여성과 함께 휴가를 보낸 가족들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C) AFP=뉴스1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C) AFP=뉴스1
EU 행정부 수반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세계는 시간과 싸움을 하고 있다"며 과학자들이 오미크론 변이를 분석할 시간을 확보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백신 제조사들이 변이에 관해 충분히 이해할 때까지 2∼3주가 필요하다면서 그 사이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

영국은 29일 주요 7개국(G7) 비상 보건장관회의를 소집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의무화하고 음성 검사가 나올 때까지는 격리하도록 한다고 발표했다. 또 대중교통과 상점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이 조치는 30일부터 적용된다. 영국은 지난 7월 19일부터 마스크 착용이 자율이었다. 영국 교육부는 이날 오후엔 세컨더리 스쿨(중등학교)에는 공용공간 마스크 착용을 다시 의무화한다고 발표했다.

사지드 자비드 장관은 다만 재택근무 권고 등과 같은 '플랜B'는 도입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부스터샷(추가접종)을 거듭 강조하면서 대상을 40세 미만 성인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네덜란드는 이날부터 3주간 오후 5시부터 카페, 미술관, 극장 등을 닫는 등 야간 통금을 도입했다. 슈퍼마켓과 약국도 저녁 8시부터는 닫는다. 13세 이상은 집에서 4명까지만 모일 수 있고 재택근무가 권장된다.

오미크론은 지난주 남아공 과학자들이 스파이크 단백질에 32가지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 새로운 변이가 발견됐다고 보고하면서 알려졌다. WHO는 오미크론을 알파, 베타, 감마, 델타에 이어 다섯 번째 '우려 변이'로 지정했다. 이후 영국 등 각국에서 여행금지 조치가 내려졌고 호주, 홍콩, 이탈리아, 독일, 이스라엘, 네덜란드, 캐나다 등에서 잇따라 감염이 확인되고 있다. 남미를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사례가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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