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터샷이 '방역 최종병기'라는데…"못 믿겠다" 이유는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1.11.27 09:05
글자크기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얀센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추가접종(부스터샷)이 진행되고 있는 8일 오전 서울 관악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에서 접종 대상자가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얀센 접종자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플랫폼으로 만든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을 맞는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에 따르면 얀센 접종자는 지난?10월?28일부터?11월 6일까지 총?72만8734명이 추가접종 예약을 마쳤다. 1회 접종하는 얀센 접종자 누적?148만9379명의 약?49% 수준이다. 앞서 얀센 백신은?30대 젊은 남성을 중심으로 접종이 이뤄졌다. 2021.11.8/뉴스1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얀센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추가접종(부스터샷)이 진행되고 있는 8일 오전 서울 관악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에서 접종 대상자가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얀센 접종자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플랫폼으로 만든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을 맞는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에 따르면 얀센 접종자는 지난?10월?28일부터?11월 6일까지 총?72만8734명이 추가접종 예약을 마쳤다. 1회 접종하는 얀센 접종자 누적?148만9379명의 약?49% 수준이다. 앞서 얀센 백신은?30대 젊은 남성을 중심으로 접종이 이뤄졌다. 2021.11.8/뉴스1


오는 29일 확정 발표되는 추가 방역대책의 가닥이 추가접종(부스터샷) 강화로 잡혔다. 추가접종 기간을 고려해 방역패스 유효기간을 6개월로 설정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추가적 희생이 우려된 탓에 '사회적 거리두기'로의 회귀 만큼은 피하겠다는 고민이 반영된 결과물로 보인다.

하지만 효능에 대한 의구심과 부작용 우려, 기본 접종을 통해 겪은 '접종 피로감' 탓에 추가접종을 기피하는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자영업자,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추가접종을 유도하기 위한 방역패스 유효기간 설정 역시 영업 타격을 불러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추가접종이 고민끝에 내놓은 '최종병기'가 되어가는 모양새지만, 이 역시 순조로운 진행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앞으로 몇 번 더 이상반응 겪어야 하나…엄두 안난다"
2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전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추가접종 기간을 고려해 (방역패스 유효기간을) 6개월로 설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극약 처방'으로 통한 거리두기 수위 재설정은 없는 것으로 가닥이 잡힌 대신 추가접종을 강화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된 것. 추가접종에 대한 당국의 메시지 수위는 높았다. 이 통제관은 "돌파감염 줄이는 것은 (추가접종)하나밖에 없다"며 "이것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3차 기본접종처럼 인식을 하고 바로 맞아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추가접종을 강제할 순 없지만 사실상 '의무화' 수준으로 인식해 달라는 요청인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추가접종 기피 여론이 곳곳에서 포착된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70대 여성은 "기본접종을 완료하면 돌파감염돼도 사망 위험이 뚝 떨어진다는 말에 접종을 했고, 고열과 몸살 때문에 거의 사경을 헤맸다"며 "또 다시 접종을 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고 엄두도 안난다"고 말했다.

얀센 백신을 기본접종해서 추가접종 대상인 30대 한 남성은 "기본 접종 한번으로도 힘들었는데 이번에 추가접종을 받는다고 해서 이게 또 끝일 거 같지가 않다"며 "차라리 치료제가 풀릴때 까지 조심하는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국은 추가접종의 정례화도 검토중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최근 "건강한 성인의 추가접종도 검토 중이며 아마 대부분이 주기적으로 추가접종을 하는 방향이 정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추가접종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 기본접종을 통해 겪은 '피로도' 등이 추가접종 기피반응의 배경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기본접종을 한지가 얼마 되지도 않은 데다 기본접종으로 끝나는 줄 알았는데 또 추가접종을 하라고 하면 일반인의 경우 와닿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추가접종 강화 안으로 당국이 고려중인 방역패스 유효기간 설정 또한 영업 타격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광진구에서 노래연습장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지난 15일 계도기간이 종료된 이후 미접종자가 음성확인서를 들고 와서 '노래를 부르겠다'고 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라며 "그나마 접종완료 손님들이 찾아주시지만 만일 추가접종 의무화가 시행되면 얼마나 손님이 줄지 감도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스터샷 효과' 나기까지 공백도 문제…대응 한계 있어
(성남=뉴스1) 김영운 기자 = 26일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901명 발생, 위중증 환자는 617명으로 나흘째 최고치를 경신한 2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성남시청 재난안전상황실 모니터에 전국의 누적 확진자 수와 신규 확진자 수가 표시돼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유행과 관련해 비상계획 발동과 방역패스 확대 여부를 오는 29일에 발표하기로 했다. 2021.11.26/뉴스1  (성남=뉴스1) 김영운 기자 = 26일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901명 발생, 위중증 환자는 617명으로 나흘째 최고치를 경신한 2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성남시청 재난안전상황실 모니터에 전국의 누적 확진자 수와 신규 확진자 수가 표시돼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유행과 관련해 비상계획 발동과 방역패스 확대 여부를 오는 29일에 발표하기로 했다. 2021.11.26/뉴스1
하지만 당국은 물론, 의료계에서도 추가접종의 효능과 안전성은 검증이 됐기에 추가접종률 제고는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중론이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지난 4일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 최신동향 보고서를 통해 "해외에서 추가접종의 중화항체가(중화능) 연구 결과, 백신 2차 접종 1개월 후 중화항체가는 모더나 1210, 화이자 310으로 조사됐는데 3차 접종 1개월 후에는 모더나 4588, 화이자 1547로 각각 3.8배와 5배 높아진 게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 상황에서 국민 보호 조치는 추가접종 뿐"이라며 "고령층은 물론 기본접종을 마친 성인 모두 추가접종을 받아야 하며 12월, 그리고 내년 1월이면 면역이 떨어지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결국 과학적 자료를 근거로 국민을 최대한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월부터 백신을 접종한 분들의 예방효과 자료가 있을텐데 과학적 자료를 기반으로 홍보를 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며 "머리가 이해돼야 국민이 움직인다"고 강조했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고위험군에게 백신 효과가 강력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추가접종 이후의 이상반응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접종을 강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어느 수준까지 접종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지금 접종완료를 한다 해도 면역력 형성까지 2주간의 시차를 감내해야 한다. 확진자 수가 매주 급증하는 한편 중환자실 대기 인원이 불어나는 현 확산세에 즉효약은 될 수 없다는 뜻이다. 결국 고강도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다른 개입이 없다면 12월말 경에 일간 확진자 1만명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며 "병상 확충을 포함한 의료체계 재정비, 추가 접종, 경구 치료제 도입까지는 최소 2개월 정도가 걸릴텐데 그 시간동안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부 방법의 재도입이 없이는 대응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