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엘 '복사 냉각 기술', "냉방 전력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머니투데이 이두리 기자 2021.11.2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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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 냉각 기술(Radiative cooling technology)은 전력을 쓰지 않고 공간이나 표면의 온도를 낮추는 기술이다. 이 기술의 핵심은 열을 우주로 방출하는 것이다.

적외선 카메라를 비춰보면 알 수 있듯이 모든 물체는 전자기파의 형태로 복사열을 방출한다. 물체의 열은 특정 스펙트럼 영역에서 복사파의 형태로, 상온(300K)에 비해 매우 낮은 온도(3K)인 우주로 빠져나간다.



"정밀한 광학설계를 통해 이러한 복사파로 열을 지속 방출시켜 대기온도보다 낮은 온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종헌 포엘 대표는 "사하라 은개미는 나노 구조의 독특한 머리카락을 지녔다"며 "이 덕분에 태양광을 반사하고 적외선을 방출해 체온을 시원하게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모방한 최적의 광학설계로 복사 냉각 소재를 개발했다"고 했다.



포엘은 광주과학기술원(GIST) 연구팀으로 이뤄진 기업이다. 지난 2019년 10월 창업 이후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제품 개발에 매진 중이다.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2019년 대한민국 10대 나노기술 선정' '2020년 투자 유치·벤처 인증'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 팁스(TIPS) 선정'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

복사 냉각 소재는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고도 특정 물체나 공간의 온도를 낮출 수 있는 제품이다. 이 때문에 냉방에 소비되는 전력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종헌 대표는 "직사광선에 노출돼 상시 온도 제어가 필요한 건물이나 차량, 많은 열을 발생하는 발전소·데이터센터와 소형 웨어러블기기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도 복사 냉각 기술을 다양하게 연구 중이다. 이 대표에 따르면 현재 해외 기술로는 흰색이나 은색 등 제한된 색상으로만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와 달리 포엘은 열 흡수를 최소화하는 초박막 발색구조를 도입, 온도를 낮추면서 다양한 색상을 구현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을 활용, 복사 냉각 기술이 더욱 많은 분야에 적용될 수 있도록 힘쓰는 중이다.


이 대표는 "포엘은 광주과학기술원의 우수한 연구진으로 구성됐다"며 "원천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데다 제품 설계와 제조 역량도 보유했다"고 말했다. 특히 회사는 기술이 연구 수준에만 머물지 않도록, 대기업과 MOU(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사업화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에너지 분야에서 복사 냉각 기술이 각광받으면서 포엘은 환경부 주관의 환경창업대전에서 스타기업으로 선정됐다. 또 GS 미래 에너지 스타트업에 발탁되는 등 저변을 넓혀가는 중이다.



"저희가 그려 나가는 미래는 열 제어가 필요한 모든 분야에 복사 냉각 기술이 적용된 세상입니다. 에어컨에 의존하지 않고도 시원할 수 있는, 나아가 지구온난화를 막아 낼 수 있는 핵심 기술이 되고자 합니다."

포엘의 복사 냉각 소재 관련 제품/사진제공=포엘포엘의 복사 냉각 소재 관련 제품/사진제공=포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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