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중국 광저우 수출입상품교역회 전시관에서 열린 ‘2021 광저우 국제모터쇼'에서 제네시스브랜드의 GV70 전동화 모델이 세계 최초로 공개되고 있다. /사진=뉴스1
디자인은 단순히 제품의 외관을 바꿔놓는 심미적 기능에 그치지 않는다. 소비자의 시각에서 상품 자체의 가치를 끌어올려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게 디자인의 힘이다. 산업계와 정부, 디자이너들의 오랜 노력으로 우리나라의 디자인 역량도 어느덧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 '메인드 인 코리아'에 가치를 더하는 우리나라 디자인산업의 경제적 가치만 약 130조원으로 추정된다.
(서울=뉴스1) = 삼성전자가 20일 온라인으로 '삼성 갤럭시 언팩 파트 2(Samsung Galaxy Unpacked Part 2) ' 행사를 개최하고 모바일 기기를 통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갤럭시Z 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을 공개했다. 사진은 '갤럭시 Z 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2021.10.20/뉴스1
이 같은 현상은 국내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2008~2017년 코스피 상장업체 중 디자인우수기업 72개사와 디자인선도기업 29개사의 시가총액은 각각 72.3%, 110.6%씩 증가했다. 이 기간 코스피200 시가총액 증가율은 34.6%에 그쳤다. 디자인에 강한 기업들의 성장세가 한국 대표 상장기업들의 평균을 훨씬 웃돈 것이다.
중국에선 이미 디자인이 한국 제품의 핵심 경쟁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2018년 한국 소비재를 수입하는 중국 바이어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18.7%가 한국 제품의 경쟁력 요소로 '디자인'을 꼽았다. 품질(17.4%)이나 거래기업의 신뢰도(16.5%), 브랜드(15.2%)보다 디자인에 더 높은 점수를 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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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부터 키워온 K-디자인
지난달 6일 열린 '2021 대한민국 디자인 대상'에서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왼쪽 네번째)이 대통령표창 수상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스1
1999년부터는 디자인산업 육성을 위해 현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대한민국 디자인대상을 선정해왔다. 디자인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 기관과 기업, 개인 등을 포상하고 격려함으로써 디자인의 중요성을 확산시키고 국민들의 디자인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6일 열린 23회 디자인대상 시상식에선 제네시스 등을 디자인한 이상엽 현대차 전무가 개인부문 최고 영예인 은탑산업훈장을 받는 등 31개의 훈·포장과 표창이 기업과 개인, 지방자치단체 등에게 수여됐다.
산업부의 디자인산업통계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디자인산업 규모는 2019년 18조2900억원 수준에 달한다. 디자인산업 종사자는 33만6000명이며 디자인산업의 경제적 가치는 128조3000억원 규모에 이르렀다.
세계는 디자인 전쟁 중
지난 18일 대구 엑스코(EXCO)에서 개막한 '디자인위크 인 대구 2021'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간편한 접이식 자전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싱가포르는 2019년 디자인 업무를 통신정보부에서 무역산업부 산하로 이관하며 디자인을 경제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기 시작했다. 2015년엔 '디자인마스터플랜위원회'가 국가디자인전략을 발표하면서 디자인을 국가기술표준으로 편입시키고, 싱가포르의 디자인브랜드를 개발하기로 했다. 개인, 기업, 교육전공자 등 사실상 전국민에게 맞춤형 전주기 디자인교육도 제공한다.
일본은 지난해 경제산업성에 디자인, 패션, 전시 등을 담당하는 '쿨 재팬 정책과'를 신설해 디자인정책실을 그 아래 뒀다. 특허청에도 최고디자인책임자(CDO)를 선임해 디자인과 지식재산권 관련 정책의 총괄을 맡겼다. 경제산업성의 디자인연구회는 매년 시대적 변화에 맞춘 디자인 정책연구를 숭행하며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금의 글로벌 시장 트렌드를 보면 감성적 가치가 더해진 고객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디자인과 디자이너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정부는 디자인이 우리 산업의 혁신을 이끌 수 있도록 디자인 산업계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