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파격 세대교체'에 라이벌 카카오도? "성과 좋은데 굳이…"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2021.11.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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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용,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사진=카카오조수용,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사진=카카오


네이버가 40대 초반 경영진을 전면에 내세우는 '파격 인사'를 단행키로한 가운데, 빅테크 라이벌인 카카오의 리더십에도 변화가 일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의 임기는 이번에 물러나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마찬가지로 내년 3월까지다. 공동대표 체제는 2018년 시작해 올해로 4년째다.



앞서 네이버는 1981년생 최수연 최고경영자(CEO), 1978년생인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신임 경영진으로 내정했다. 매출 5조원이 넘는 대기업이 근무 경험이 적은 40대 초반 인사들에 경영 전권을 위임한다는 점에서 IT업계는 물론 재계 전반에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라이벌 기업인 카카오의 경우 이같은 변화를 예의주시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업력 11년의 카카오가 젊고 혁신적인 이미지를 가져왔는데, 22년된 네이버에게 이를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여 대표는 1969년생, 조 대표는 1974년생인데, 네이버 신임 경영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아져서다. 물론 두 사람이 50~60대가 주축인 다른 대기업 CEO들에 비해 여전히 젊은편이다.



이와관련,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리더십 변화를 조심스럽게 예측하기도 한다.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홍은택 커머스CIC 대표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임기 만료 시점이 다가오기 때문에 추정할 수는 있지만 네이버가 바뀌었으니까 카카오도 바꿔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경영진 교체설에 선을 그었다.

네이버와 달리 안정적 리더십 필요한 카카오…"여·조 성과 많아"
카카오 조수용(왼쪽), 여민수 공동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카카오 조수용(왼쪽), 여민수 공동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실제 카카오와 네이버는 상황이 다르다. 네이버는 지난 5월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한 직원의 극단선택 등 조직관리 문제가 크게 불거졌다. 이해진 최고투자책임자(GIO)가 직접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전면 쇄신을 해야 하는 길이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을 만큼 새로운 리더십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카카오의 경우 이 같은 경영상의 큰 문제는 없었다. '100인의 CEO'라는 표현처럼 각 계열사가 독자 경영체계를 갖고 있어 본사에 권한이 집중되는 구조도 아니다. 오히려 계열사간 불협화음과 독자적 판단 등이 플랫폼 갑질을 촉발해 의사결정 컨트롤타워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지난달 창사 이후 첫 임원 직급이 도입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사업적 측면에서도 리더십 교체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는 초기 플랫폼 영향력 확대에 주력하며 2~3년 전까지만 해도 돈 못 버는 회사라는 말이 나왔다. 최근에야 수익성이 크게 개선돼 안정적인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는 취임 초기 투톱 체제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 적잖은 성과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광고와 사업 분야의 전문가인 여 대표와 브랜드·디자인 조 대표가 시너지를 이뤄 카카오를 국민기업으로 키워냈다. 지난 3분기에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네이버 매출을 뛰어넘기도 했다.

김용희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 대표들의 성과가 적지 않기 때문에 변화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갑질 논란의 경우) 카카오 내부적으로는 제대로 된 절차를 통해 의사결정을 했는데 시장에서 평가가 박해졌던 부분이기 때문에 교체까지 갈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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