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유일 'AC·VC' 운영...'성대한' 창업의 꿈, 현실로[유니밸리]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김유경 기자 2021.11.1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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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팔걷은 성균관대, 스타트업 키워 일자리 1만개 만든다

[유니밸리-성균관대학교 4-1]김경환 성균관대학교 창업지원단 사업단장

김경환 성균관대 창업지원단 사업단장 인터뷰 /사진=수원(경기)=이기범 기자 leekb@김경환 성균관대 창업지원단 사업단장 인터뷰 /사진=수원(경기)=이기범 기자 leekb@


대학 유일 'AC·VC' 운영...'성대한' 창업의 꿈, 현실로[유니밸리]
#난치성질환 혁신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벤처 '큐로젠', 뇌혈관장벽(BBB)을 투과하는 약물전달 플랫폼을 연구하는 '아임뉴런바이오사이언스', 강화유리를 대체할 초경량 강화플라스틱을 만드는 소재 스타트업 '청명첨단소재', 사족보행 로봇 및 로봇센서 핵심기술을 보유한 '에이딘로보틱스' 등은 혁신기술로 해당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트업들이다. 이들 모두 창업 초창기 때부터 성균관대학교의 창업지원을 받으며 성장궤도에 올랐다.



김경환 성균관대학교 창업지원단 사업단장은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첨단 융복합기술부터 문화·예술 분야 창업까지 아우르는 뿌리 깊은 창업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게 목표"라며 "학교에서 받은 창업교육이 단순히 학문적인 배움에 그치지 않고, 실제 창업으로 이어지고, 후속 투자를 통해 실질적인 성장까지 이뤄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10년간 투자·육성 스타트업의 총 기업가치 10조원, 일자리 1만개 창출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김 사업단장은 오랜 기간 기술사업화와 창업교육·사업지원을 연구해온 전문가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옛 한국기술거래소) 기술사업화·M&A사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성균관대 창업지원단은 학교의 모든 창업지원체계를 총괄한다. 2015년 설립돼 올해로 7년째를 맞이했다. 창업지원창구로 재학생 등 예비 창업자들의 창업준비·교육·보육부터 실제 창업과 성장, 후속 투자까지 지원체계를 갖추고 있다. 크게 5개 정부·지방자치단체 지원 사업의 주관기관을 맡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예비·초기창업패키지', 서울시의 '캠퍼스타운조성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교육부의 '한국형 아이콥스(I-Corps) 사업·실험실특화형 창업선도대학사업' 등이다. 여기에 서울과 수원에 각각 '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창업지원 전문인력은 35명으로 연간 운영사업비만 100억원에 달한다.



VC·AC까지 품은 성균관대…'킹고투자파트너스·킹고스프링' 갖춰
대학 유일 'AC·VC' 운영...'성대한' 창업의 꿈, 현실로[유니밸리]
성균관대는 창업팀의 성장단계별로 적기에 투자 지원이 가능하다는 게 강점이다. 벤처캐피탈(VC) '킹고투자파트너스'와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 '킹고스프링'을 운영하고 있다. 대학 중 연계 투자기관을 갖춘 곳은 성균관대가 유일하다. 김 사업단장은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제때 제대로 투자를 받지 못하면 상용화되지 못하고 사장된다"며 "전문 VC와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안정적인 사업화를 위한 필수적인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킹고투자파트너스는 성균관대 동문기업들이 십시일반으로 출자해 2017년 설립한 신기술금융회사다. 경동제약이 최대주주이며 대화제약, 웨이브일렉트로닉스 등도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도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자본금은 117억원이다. 현재 운용자산(AUM)은 9개 투자조합, 2200억원 규모다. 면역항암제를 연구하는 '티카로스', 항체치료제 개발사 '노벨티노빌리티', 지역 마트 플랫폼 '더맘마', 사물인터넷(IoT) 솔루션업체 '피플앤드테크놀로러지', 스마트팩토리 플랫폼 '울랄라랩' 등에 투자했다.

킹고스프링은 창업팀의 실제 사업화와 초기 투자를 위해 2019년부터 운영 중이다. 성균관대 글로벌창업대학원 출신들이 주축이 돼 설립했다. 연예계 오디션 플랫폼 '케이엔스앤픽', 피부미용·치료 모듈 '디에스랩', 유아교육 에듀테크 '씨팩토리' 등 창업지원단에서 지원한 재학생 창업팀을 포함해 24개 스타트업을 육성했다. 투자업계 동문 모임인 'SVC'도 정기적으로 운영, 유망 스타트업과 투자자간 교류를 지원하고 있다.


인텔VC 출신 등 전문가 '창업중점교수' 밀착지도
김경환 성균관대 창업지원단 사업단장 인터뷰 /사진=수원(경기)=이기범 기자 leekb@김경환 성균관대 창업지원단 사업단장 인터뷰 /사진=수원(경기)=이기범 기자 leekb@
성균관대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은 '전문가 밀착지도'로도 유명하다. 벤처·투자업계 전문가를 초빙한 '창업중점교수' 제도를 운영 중이다. 글로벌 VC인 인텔캐피탈의 투자전략임원 출신 최기호 창업중점교수를 포함해 SK텔레콤·노키아 출신 임정모 창업중점교수, 선배 창업자 등이 참여해 사업 완성도를 높이는 것부터 투자유치 과정까지 지도한다.

창업가들을 위한 교육과정도 갖췄다. 학년별·창업단계별로 창업친화적학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창업에 관심이 있는 1학년은 '기업가정신', '창업 실무기초' 교양수업을, 실제 창업단계인 3~4학년은 '창업현장실습' 전공수업을 수강할 수 있다. 이외에도 비교과 프로그램으로 '해외 창업 탐방 프로그램', '소셜벤처 현장문제 해결 프로젝트', '문화역사관광 기술플랫폼 육성프로그램' 등 여러 창업 연계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예술·문화 '창업 불모지' 개척…혜화동·대학로 특화 프로그램
특히 성균관대라는 역사적인 상징성에 맞는 예술·문화·역사·관광 분야 특화된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 대학로 인근 지역에 창업 공간을 지원하고 있다. 김 사업단장은 "우리 역사 속 성균관대의 상징적인 의미와 지리적인 배경을 살려 혜화동 대학로 인근에 예술·문화 분야 창업을 위한 공간을 조성, 공연이 가능한 무대를 포함해 60여개 특화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며 "전통적인 예술·문화를 계승하고 현대적으로 활용하는 창업가들이 나올 수 있도록 확대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사회와 문화·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을 배출하는 첫 '디딤돌'이 창업지원단의 역할이라고 김 사업단장은 강조했다. 그는 "창업이 한 개인의 성공으로 끝나지 않고,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으려면 대학이 현실과 유리된 교육 기관으로 남으면 안 된다"며 "교육부터 창업, 자금회수(엑시트)까지 모든 단계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플랫폼 역할을 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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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도, 간병인도 속앓이 없게 '맞춤 연결'...불만율 0%대
[유니밸리-성균관대학교 4-2]이도언·이도현 디스피릿 대표 "전라도서 입증한 '헬퍼' 서비스 전국 확대할 것"

이도언(왼쪽)·이도현 디스피릿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이도언(왼쪽)·이도현 디스피릿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몇 년 전 할머니가 대전에 있는 병원에 한 달간 입원하셨는데 간병인과 잘 맞지 않아서 두 번이나 교체한 적이 있습니다. 연결해준 업체에서 간병인과 보호자 모두에게 어떤 정보도 주지 않아 발생한 문제였죠."

이도언 디스피릿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맞춤형 간병인 매칭플랫폼 '헬퍼' 서비스를 선보인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이 대표는 "플랫폼 서비스가 없었을 때는 중개업체에서 간병인 또는 환자에 대한 정보제공 없이 반강제적으로 배정했기 때문에 상호 불만이 컸다"면서 "헬퍼는 실질적으로 보호자와 간병인의 연결을 도와주는 플랫폼으로 자리잡아 갈 것"이라고 했다.

군대에서 만난 이도언(27)·이도현(27) 공동대표가 2020년 7월 전북 전주에 설립한 디스피릿은 전라도를 중심으로 간병인과 보호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헬퍼를 운영한다. 평균 연령대가 50~60대로 앱(애플리케이션) 사용을 어려워하는 간병인들도 간편하게 가입해서 바로 활용하도록 가입절차를 간소화한 게 특징이다. 나이, 경력, 자격증, 활동가능한 지역, 희망급여, 근무시간 등 보호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만 입력하면 바로 원하는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

이도언 대표는 "현장에서 만난 간병인들은 앱을 설치하고도 인증 등의 복잡한 절차를 소화하지 못해 실제 활용하진 않았다"며 "디스피릿은 전라도 내 주요 병원들을 돌아다니며 직접 앱을 설치해주고 설명하면서 문제점도 파악하고 개선했다"고 밝혔다.
대학 유일 'AC·VC' 운영...'성대한' 창업의 꿈, 현실로[유니밸리]
간병인을 구하는 보호자의 접근성도 높였다. 보호자들은 40대 이상으로 앱보다 웹에 친숙한 세대인 데다 간병인 구하는 게 일회성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웹에서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게 했다. 헬퍼 홈페이지에서 환자에 대한 정보와 간병이 필요한 날짜, 지급 가능 급여 등을 입력해 간병인을 신청하기만 하면 된다. 헬퍼는 이를 보고 지원한 간병인들의 프로필을 보호자에게 카카오톡으로 보내주는 식으로 연결해준다.

헬퍼 이용자들은 서로 정보를 알고 계약하기 때문에 불만율이 1% 이하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특히 보호자의 평점과 교육으로 간병인의 서비스 품질을 관리하면서 만족도를 유지한다. 이도현 대표는 "간병인의 친절 여부를 확인해 보호자의 평점이 누적 3회 이상 안 좋은 경우 탈퇴시킨다"면서 "실제 현재까지 5명을 탈퇴시켰다. 원래 불만족률이 높은 분야인데 헬퍼 만족도는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헬퍼에 등록된 간병인은 현재 800여명이다. 디스피릿 임직원이 주요 병원 20여곳을 돌며 직접 간병인을 만나 헬퍼를 설명하고 가입시킨 실수요자들이다. 이중 63%인 500여명은 헬퍼를 한 번 이상 이용해 간병인으로 활동했고 나머지 300여명은 현재 장기 간병업무 중인 예비이용자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디스피릿은 지난해 9월 서비스를 선보인 후 전북대학교 병원을 비롯한 전라도 지역의 종합병원들과 협약을 맺고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앞으로 주요 광역시로 서비스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디스피릿은 올해 성균관대 캠퍼스타운 성장기업에 선정됐고 전북 전주의 유망 5개 스타트업으로도 뽑혔다.

이도현 대표는 "간병인 매칭플랫폼이 여럿 있지만 전체 시장의 10% 수준에 불과한 초기"라면서 "특히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는 플랫폼을 통해 간병인을 구하는 게 어려운 게 현실인데 2023년까지 헬퍼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확대해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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