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맞고 폭포수처럼 피 토해, 우리 아빠 잃었다"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1.11.0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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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3세 때 어머니를 여읜 고등학생이 코로나 19 모더나 백신 접종 보름만에 아버지마저 잃었다는 사연을 전했다.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모더나 1차 백신 접종 후 사망'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고등학교 1학년이라 밝힌 청원인은 "아버지는 지난 8월 17일에 원주 모 소아청소년과에서 모더나 백신 1차를 맞고 평소와 다름없이 지내셨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아버지는 백신 접종 10일째 되던 날 갑자기 머리가 깨질 듯 아프다고 하셔서 인천에 있는 응급실로 갔다가 뇌출혈 진단을 받고 응급 시술을 받았다"며 "(시술) 다음 날 아빠가 제게 전화해 '괜찮다'고 했고 일반 병실로 가게 되면 '그때 보러오라'고 하셨다"고 했다.



청원인은 "아빠는 직장 때문에 인천에 계셨고 시술 후 매일 통화했다"며 "식사 잘하고 있다고 해 아무 일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지난 9월 1일 새벽 5시 30분부터 피를 폭포수처럼 토한다는 연락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아빠는 좋아지는 게 아니라 죽음의 문턱에서 식구들이 올 때까지 버티고 계셨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오후에 병원에 도착해 누워있는 아빠를 보고 부르니 힘겹게 저를 바라보았고, 결국 9월 3일 오전에 돌아가셨다"며 "아빠는 결국 모든 장기마다 출혈이 멈추지 않고 검사한다고 내시경만 하다 가셨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빠는 평소에 건강했던 분이다. 흡연은 하셨지만, 술은 안 드셨고 그렇다고 큰 지병도 없었다. 병원 측에서는 간이 안 좋다고 하더니 아빠가 B형 간염 보균자라고 말했다"며 "가족들은 전혀 그런 사실을 몰랐었고 믿기지도 않았다. 가족 중에는 B형 간염자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검을 의뢰한 상태지만 벌써 60일이 다 되어가는데 결과는 나오지도 않고 저와 할머니는 하루하루 힘들게 버티고 있다"며 "살려고 맞은 백신으로 여든이 넘으신 할머니는 자식을 잃었고 저는 세상에 하나뿐인 아빠를 잃었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마지막으로 "이제는 소리 내 부를 아빠도, 엄마도 안 계신다. 할머니랑 살아갈 날이 막막하다"며 "공부해야 할 시기인데 마음도 잡을 수 없고 모든 것이 힘들다. 제발 저와 같은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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