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지난 1~3분기 누적 순이익이 각각 1679억원과 84억원이었다. 카카오뱅크는 전년 동기보다 순이익이 2배 수준으로 늘었고, 케이뱅크는 누적 기준 첫 흑자를 달성했다. 인터넷은행의 쉽고 편한 금융 서비스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몰리면서 여수신 모두 증가한 덕분이다. 3분기 말 카카오뱅크 앱의 MAU(월간 실사용자 수)는 1470만명을 넘어 금융 앱 부문 1위 자리를 지켰다. 케이뱅크 고객도 작년 말(219만명)보다 3배 가량 증가한 660만명으로 늘었다.
문제는 앞으로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에 부여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중저신용자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려야 한다. 3분기 말 현재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13.4%, 15.5% 정도다. 연말까지는 두 은행이 각각 20.8%, 21.5%까지 확대해야 한다. 4분기엔 사실상 중저신용자 대출에 올인해야 한다.
최근 카카오뱅크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한 것도 이런 요인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증가로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598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전년 동기(353억원)와 견줘 약 70% 늘어난 것이다. 충당금 적립률은 2분기말 198%에서 3분기말 228%로 뒤었다. 케이뱅크 역시 1분기 152%였던 충당금 적립률이 2분기 191%로 올랐고 3분기 더 상향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선 현 정부 금융혁신 1호 공약인 인터넷은행 활성화가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발목 잡힌 형국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인터넷은행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 대상에 중저신용자 대출을 빼 달라고 했지만 금융당국은 난색을 표한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 리스크를 잘 관리하려면 대출 자산을 늘리면서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하고 차주들의 성격과 리스크를 잡아낼 수 있어야 한다"며 "대출을 늘리지 못 하는데 중저신용 대출을 확대해야 해 난감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