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를 휴대폰처럼 충전"…서울시 콘센트형 충전기 설치 '속도'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2021.10.17 09:41
글자크기
"전기차를 휴대폰처럼 충전"…서울시 콘센트형 충전기 설치 '속도'


#서울 노원구로 출근하는 직장인 홍이연씨(36)는 회사 근처 전기차 콘센트형 충전기가 설치된 구역에 주차한 뒤 바로 차량에 콘센트를 꽂아놓는다. 홍씨는 "충전속도는 느리지만 퇴근 전까지 보통 8~9시간을 충전하게 된다"며 "매일 주행거리 200km를 확보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콘센트형 충전기가 전기차 대중화의 걸림돌로 꼽히는 충전소 부족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떠올랐다. 서울시는 충전기 설치 사업을 이달 본격적으로 시작해 연말까지 서울 전역에 7000기를 설치한다고 15일 밝혔다.



서울시는 아파트, 다세대·연립주택, 업무시설 등 생활밀접공간 294개소를 설치 공간으로 선정했다. △중구 약수하이츠아파트 등 아파트 260개소(1만1758기) △성북구 웰스빌 빌라 등 연립·다세대주택 7개소(15기) △종로구 소재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등 업무시설 27개소(324기) 등이다.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개포래미안포레스트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콘센트형 충전기 설치 공사가 한창이다. 이곳에는 총 70기 설치가 지원된다. /사진=강주헌 기자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개포래미안포레스트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콘센트형 충전기 설치 공사가 한창이다. 이곳에는 총 70기 설치가 지원된다. /사진=강주헌 기자
콘센트형 충전기는 '가성비'가 좋다. 설치에 일정 면적을 차지하는 기존 급·완속 충전기와 달리 별도 설치공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벽면에 통신장비와 계량기가 내장된 콘센트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설치비용도 약 80만원 선으로 저렴한 편이다. 시민이 부담하는 비용은 없다. 서울시는 충전기 당 최대 50만원을 지원하고 나머지 비용은 보조사업자인 설치업체가 부담한다.

무엇보다 집과 직장 근처에서도 충전을 할 수 있는 접근성을 극대화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야간·업무시간 등 차를 이용하지 않고 장시간 주차하는 경우에는 콘센트형 충전기로도 충분히 충전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3kW 용량으로 10시간 충전에 150km 이상 운행이 가능하다. kWh(킬로와트시)당 평균 요금도 161.7원~173.8원으로 급속충전기 290원~310원, 일반 완속충전기 180원~220원과 비교해 저렴하다.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개포래미안 포레스트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콘센트형 충전기(왼쪽), QR코드를 사진으로 촬영하면 결제를 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할 수 있다. /사진=강주헌 기자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개포래미안 포레스트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콘센트형 충전기(왼쪽), QR코드를 사진으로 촬영하면 결제를 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할 수 있다. /사진=강주헌 기자
어플리케이션(앱) 적용으로 이용편의성도 높였다. 이용자는 휴대폰을 충전하는 것처럼 충전 케이블을 콘센트에 연결하면 된다. 충전기에 표시된 QR코드를 사진으로 촬영하면 앱이 실행되고 충전·결제 절차를 밟으면 된다. 앱을 통해 충전할 수 있는 주차 공간을 미리 확인할 수도 있다.

이용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경남 창원에 거주하는 남원석씨(47)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콘센트형 충전기를 이용하고 있다. 남씨는 "내연기관차는 기름이 떨어지면 주유소를 주기적으로 찾아야 하는데 전기차는 퇴근 후 차량을 운행하지 않을 때 충전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충전기 관리 체계도. /사진제공=서울시충전기 관리 체계도. /사진제공=서울시
서울시는 서울에너지공사에서 운영하는 '전기차충전인프라 운영관리시스템' 활용해 운영상황을 모니터링한다. 충전기 상태 정보, 통신상태 고장 유무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설치 업체는 24시간 콜센터를 운영해 이용불편 신고 접수·처리는 물론 충전기 사전점검부터 긴급출동 등 장애처리·복구까지 책임진다.

서울시는 2025년까지 전기차 충전시설을 20만기 이상 구축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주요 교통거점과 공공장소에는 급속 충전기를, 주거·업무시설에는 완속·콘센트형 충전기를 집중 보급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기차 이용자의 충전패턴 등 환경에 따라 급속·완속 충전의 수요도 다르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휴대폰처럼 상시 충전이 가능한 충전 기반을 회사 등 생활반경을 중심으로 구축한다는 점에서 전기차 이용 편의를 대폭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