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말라가고 경제 식어가는 中…'지준율 인하' 카드 꺼낼까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지산 기자 2021.10.14 13:59
글자크기

9월 사회융자액 2.9조위안, 시장 예상치 10% 미달

/사진=뉴스1/사진=뉴스1


중국에서 돈 흐름이 둔해지고 있다. 통화량이 줄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은 그만큼 빡빡해졌다. 게다가 부동산 거래 부진과 전력난 등 성장 동력이 눈에 띄게 약해지면서 중국 정부가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등 유동성 공급을 늘릴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14일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신규 사회융자액이 시장 예상치 3조2500억위안을 10% 가까이 밑도는 2조9000억위안(529조23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위안화 대출만 보면 1조6600억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2327억위안 줄었다.



요구불예금 위주인 협의통화(M1)는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62조4600억위안으로 8월 증가율 4.2%를 밑돌았다. 9월 M1 성장률은 지난해 1월 이후 최저치다. M1에 예·적금 등이 더해진 광의통화(M2) 증가율도 줄었다. M2 잔고는 234조280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늘었지만 증가율을 비교했을 때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2.6%p 낮았다. M1, M2 증가율이 둔화됐다는 건 예전보다 돈이 덜 돈다는 뜻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조달 비용이 그만큼 높아질 거라는 신호다.

중타이증권은 보고서에서 "주택 담보대출 금리가 계속 올라 주택 시장이 얼어붙는 와중에 소비 역시 활발하지 않다"며 "9월 말 어음 할인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 실물금융 수요가 부진하다는 반증"이라고 분석했다.



정허우청 잉다증권 연구소장은 "M2 증가율이 줄고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임계점(50.0) 아래로 떨어진(9월 49.6) 점 등을 고려하면 중앙은행이 단기적으로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단을 구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 연구소장은 말하는 '수단'은 지급준비율(지준율)을 뜻한다. 은행들이 위기 상황에 대비해 의무적으로 쌓아놓아야 할 돈의 비율이다. 지준율을 낮추면 대출 여력이 커지고 신용창출 효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시중 유동성이 확대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7월에도 지준율을 0.5%p 내렸다. 중국은 독립성이 보장된 보통의 나라들과 달리 중앙은행을 정부 소속으로 뒀다.

왕타오 UBS 아시아 리서치 책임자는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침체되면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고 시장 유동성을 늘릴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