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형 연구위원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중증화율도 지난 1월만 해도 3.2%에 달했는데 7월 이후에는 4차 유행에도 불구하고 2%에 그쳤다. 치명률은 1.4%에서 0.3%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중환자 치료에 초점을 맞추고 지금까지 국민의 삶과 생계를 옥죄어왔던 방역조치들을 점진적으로 완화, 해제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호흡이 가쁜 우리 경제나 민생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위드코로나로 전략의 방향을 튼 것은 우리 일상의 회복과 더불어 경제 정상화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 하지만 위드코로나는 코로나를 이겨낸 성과, 즉 '위드아웃 코로나'(Without Corona)가 아니다. 코로나 극복에 실패하고 어쩔 수 없이 코로나와 공존을 선택, 아니 강요받은 데 불과하다. 또한 인공적 코마 상태를 유지하느라 투입해야 했던 막대한 약물의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자산거품의 이면에 자리잡은 부채누증이나 실물-금융의 불균형은 예전 위기 수준을 넘어섰다.
어쩌면 이러한 제약요건을 완화하는 데 출구전략의 초점을 맞춰야 할지도 모른다. 공존의 대상은 코로나만이 아니다. 보건, 방역을 비롯해 육아, 교육, 청소, 운송 등 코로나 위기를 거치며 사회적 필수노동으로 부각된 다양한 공공 및 개인서비스들은 여전히 정상화의 뒷전에 놓여 있다. 아울러 코로나 피해의 비대칭성에다 자산거품과 부채누증으로 증폭된 불평등 문제는 우리 사회의 안정과 건강을 더욱 위협한다. 위드코로나 시대의 진짜 출구전략은 이런 맹점들을 다스리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