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이 수거 해양 오염물질 처리할 곳 없어…공공 수거 3% 불과

머니투데이 여수(전남)=나요안 기자 2021.10.0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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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철현 의원"공공저장시설 민간 개방·위탁 검토하고, 제도개선 필요"

주철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여수갑)주철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여수갑)


해양환경관리법에 따라 선박의 유류 탱크를 청소하고, 폐유를 수거하는 민간 유창청소업체가 수거한 해양오염물질을 처리할 곳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8일 국회 농해수위 소속 주철현 의원(더불어 민주당, 여수갑)에 따르면 해수부는 해양환경관리법과 국제협약(73/78MARPOL 부속서1 제12규칙)에 따라, 선박 또는 해양시설에서 배출된 해양오염물질을 저장키 위한 오염물질 저장시설을 설치·운영해야 한다.



해수부는 수거한 해양오염물질을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을 해양환경공단(이하'공단')에 업무위탁하고, 현재 전국에 13개 오염물질저장시설이 설치·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공단의 해양오염물질 수거 실적은 전체 수거량은 3%에 불과하고, 저장시설 부족을 이유로 민간 유차청소업체가 수거한 엄청난 량의 해양오염물질은 받아주지 않고 있다.

공단 광양사업소는 어선의 오염물질만 수거·처리하고, 민간 유창청소업체가 수거한 여수광양항 입출항선박의 오염물질은 받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여수광양항 내 유창청소업체는 근접해 있는 공공저장시설을 이용치 못하고, 부산의 선박 폐수처리시설에 위탁 처리하고 있다.



여수광양항 내에서 지난해 수거된 해양오염물질은 기름 1만1252㎥, 유해 액체 물질 1만7884㎥, 폐기물 1만2282㎥로, 총 4만1418㎥가 넘는다. 광양사업소 저장시설 용량은 선저폐수 100톤, 슬러지 50톤, 폐유 50톤 총 200톤 규모에 불과하다.

공단이 제출한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선박·해양시설의 전국 오염물질 수거처리 현황'에 따르면 공단이 수거한 오염물질은 2만9440㎥, 민간 유창청소업체는 95만5289㎥로, 공단 수거는 3%에 불과했다. 발생량과 비교해 공공이 운영하는 저장시설 용량은 턱없이 부족하고, 13개 공공 저장시설이 민간 유창청소업체가 수거한 해양오염물질을 받아주지 않는 것은 법에 규정된 정부의 책무를 포기한 것이다.

이 같은 문제는 해양오염 사고 때 발생하는 오염물질에 대한 긴급처리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방제 지연 등 항만 재난 대응의 총체적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주 의원은 "수산부산물 재활용 촉진법에서도 수산부산물 수집운반업, 중간처리업을 분리해 수거·운반된 부산물을 생산지와 가장 가까운 곳에 전처리시설을 설립도록 했다"며 "저장시설 추가 설치가 어렵다면 저장시설의 설치 및 운영을 민간에 위탁 또는 개방하는 것도 검토해야 하고, 해양오염물질 수거 방법 개선 및 오염물질의 특성에 적합한 처리기준을 정하는 구체적인 매뉴얼 마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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