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알투스
기자도 그랬다. 서른 즈음에. 그리고 지금 마흔 즈음에도. 미래에 가 있는 나와 만날 수 있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묻고 싶은 심정은 기자만이 아닐 것이다.
에디터라는 명함 한 장 파주고 바닥까지 핥아내는 잡지사에 다니는 여자, 역시 그 잡지사에 다니며 회사가 요구하는 영업과 자신의 꿈을 맞추지 못해 갈등하는 남자. "내리실 역은 단야역, 단야역입니다." '단야역이라니? 밤을 끊어냈다는 뜻인가? 그런 역은 없는데….' 남자와 여자는 각각 기차에서 무엇에 홀린 듯 짐을 챙겨 지도에도 없는 '단야역'에 내리게 된다.
"무슨 일이든 너무 끝의 끝까지 뚫어 보지 마. 그러다 보면 시간이 멈추는 것 같고 어디서 무엇이 잘못된 건지 자꾸 뒤돌아보게 되거든. 강물을 하염없이 바라보면 말이야. 한 번에 하나씩만 보는 게 좋아."
사표를 내고 낚시여행을 떠나는 남자 역시 '단야역'에 내리게 된다. 그는 단야강에서 낚시를 하며 세상과 융화되지 못했던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그리고 스카치캔디 할머니가 남긴 비밀주머니에서 자신이 갈망했던 답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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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포기할 수 없다면 자기만의 비밀주머니를 하나 만들어둬. 그 비밀주머니 안에서 세월을 보낸 그 일이 나중에 스스로 답을 줄 테니. 사실은 자신이 비밀주머니 안에 비밀과 함께 답을 넣어두는 거지만, 지금은 그 답을 알아도 어쩔 수 없으니 답도 같이 넣어두는 거지. 그리고 준비를 해야지. 그 답을 꺼낼 때 당당하고 멋지게 답대로 할 수 있도록. 사람들은 비밀주머니를 간직하지 않고 세월이 흐른 후 후회하기만 하지."
스카치캔디 할머니가 남긴 비밀주머니를 통해 남자와 여자는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알게 되고, 새로운 길의 시작에서 함께하게 된다.
영화감독 이준익은 이렇게 추천사를 썼다. "단야역에 가보고 싶어졌다. 시나리오를 쓰다가 막히면 스카치캔디 할머니의 조언도 듣고 싶다. 2030세대에겐 삶의 지혜를, 기성세대에겐 따듯한 온정을 듬뿍 선물하는 소설이다."
기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무궁화호에 올라타 보고 싶어졌다. 혹시 단야의 하얀 이층집 현관 앞 흔들의자에 앉아 있는 스카치캔디 할머니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니.
세 사람의 주인공이 마주한 단야역의 단야는 각각 다른 한자(漢字)이다. 그 한자에 각 주인공이 가야 하는 이정표가 있다. 그 이정표에 따라 이들이 각자의 꿈을 실현할 길을 찾고 멋지게 성공하는 것도 독자로서 기운을 얻게 한다. 기자에겐 어떤 단야를 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