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관련, 지난 10일 한국방송학회가 주최한 '디지털 미디어 산업과 정책: 쟁점과 진단' 세미나에서 김용희 숭실대 교수는 토종 OTT의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가입자 확대·사업자 간 연합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을 제안했다.
토종 OTT의 연합은 앞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도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한 위원장은 지난해 웨이브, 티빙, 시즌, 왓챠 등 국내 OTT 대표 사업자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현재 국내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 등 해외 메이저 사업자들의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도 "현재 정부 정책 및 지원체계로는 해외 OTT 콘텐츠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웨이브, 티빙, 시즌, 왓챠 등 국내 OTT 대표 사업자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제공) 2020.8.18/뉴스1
하지만 K-OTT 연합체가 현실화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사업자 간 온도차가 커서다. 우선 웨이브는 넷플릭스 견제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지속적으로 '대규모 합작 플랫폼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KT 역시 자사 OTT 시즌이 고전하고 있는 만큼 플랫폼 연합에는 거부감이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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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CJ는 다르다. 자사 OTT 티빙의 '국내 1위' 등극이 최우선 과제인 데다 일찌감치 JTBC와 협력하고 있다. CJ는 가장 적극적으로 콘텐츠 산업 투자를 이끌어 왔다. 최근 콘텐츠 '제값' 받기를 두고 IPTV와 법적 분쟁까지 벌이고 있다. K-OTT 연합군을 만든다면 그간의 투자 역량을 경쟁사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꼴이 된다. CJ의 반응이 차가운 이유다.
결국 국내 OTT 사업자마다 각개전투하는 상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디어업계 고위 관계자는 "최근 국내 OTT의 협력 의사를 각 사에 타진했지만 웨이브, KT는 긍정적인 반면 CJ는 부정적 인식이 강했다"며 "업체 간 갈등의 골이 깊어 당국도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