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텍사스 임신중절 금지 파장…'원정 수술' 가는 여성들

머니투데이 김인옥 기자 2021.09.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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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이동, 실직 등 리스크 커

2021년 9월 11일(현지 시간) 텍사스 주 의사당 앞에서 임신중절 금지법 반대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제공=AFP/뉴스12021년 9월 11일(현지 시간) 텍사스 주 의사당 앞에서 임신중절 금지법 반대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제공=AFP/뉴스1


텍사스 주가 이달부터 임신 6주차 이후의 임신중절 수술(낙태 수술)을 금지하는 법안을 시행하자 텍사스 여성들이 다른 주로 넘어가 임신중절 수술을 시도하고 있다. '원정 수술'로 인한 여성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텍사스주 북쪽 오클라호마주의 한 산부인과는 텍사스 여성들의 수술 예약으로 꽉 찼다.



오클라호마의 트러스트 우먼 클리닉(The Trust Women clinic)에서는 전 달 11건의 임신중절 수술이 있었다. 그러나 텍사스에서 새 법안이 시행된 9월에는 전 달의 10배인 110건이 예정돼 있다.

텍사스 북동부의 아칸소 주에 있는 한 의료 기관도 텍사스 여성 환자가 전 달 2퍼센트 미만이었지만 지금은 약 19퍼센트에 달한다. 로스앤젤레스의 호프 메디컬 그룹 포 우먼(Hope Medical Group for Women) 환자의 절반도 텍사스에서 온 여성들이다.



전문가들은 텍사스 주변 주의 병원들이 꽉 차면서 임신 중절 수술이 늦어지는 상황은 저소득층 여성에게 큰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약 날짜가 밀려 임신 주차가 늘어날수록 임신 중절 비용도 약 3배 더 비싸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성들이 임신중절 수술을 위해 약 400km를 이동해야 하는 등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그동안 직장을 잃기도 쉽다.

이러한 상황은 여성들에게 임신중절에 대해 고려할 시간도 없이 급하게 수술 여부를 결정하도록 강요할 수도 있다.


22살 여성 사메라는 한 기관의 도움으로 오클라호마에서 임신중절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남편이 오클라호마로 함께 가기 위해 직장에 휴가를 요청하자 해고됐다고 밝혔다. 사메라도 며칠치 급여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어 사메라는 이 법안을 통과시킨 사람들이 당장 다음 달 집세를 고민하는 자신과 같은 여성들을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법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텍사스에서 임신중절을 허용한 임신 6주차까지의 기간은 여성이 임신 사실을 알아채기도 어려운 초기에 해당한다. 강간이나 근친상간에 따른 임신도 예외는 아니다. 사실상 전면적으로 임신중절을 금지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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