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눈치보는 머스크, 데이터 규제에 "디지털화 리더" 또 극찬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1.09.27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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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열린 '세계 인터넷 콘퍼런스',
중국시장 키우려는 인텔·퀄컴 등 참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6일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세계 인터넷 콘퍼런스'(WIC)에 화상으로 참여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6일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세계 인터넷 콘퍼런스'(WIC)에 화상으로 참여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미·중 패권경쟁과 시진핑 중국 당국의 '빅테크' 때리기에도 미국 일부 기업이 중국시장 투자 확대 의지를 재확인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정부의 데이터 규제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친중(親中) 행보에 박차를 가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세계 인터넷 콘퍼런스'(WIC)에 화상으로 참석해 "테슬라는 중국에 대한 투자와 연구개발(R&D) 노력을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WIC의 사전녹화 영상에서 "중국이 자동차를 비롯해 다양한 산업에서 최신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고자 많은 자원과 노력을 투자했다"며 "이는 중국을 디지털화의 '글로벌 리더'로 만들었다"고 중국을 극찬했다.



이어 "데이터 관리 강화를 위해 공개된 (중국 당국의) 많은 법과 규정을 보게 돼 기쁘다"며 "테슬라는 생산, 판매, 서비스, 충전을 포함해 중국에서 생성된 모든 데이터를 현지화하기 위해 현지 데이터센터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또 테슬라가 중국에서 수집한 모든 개인정보가 해외로 이전되지 않고 중국에 있는 보안저장소에 둔다고 강조하며 "데이터 보안은 한 회사의 문제가 아닌 모든 업계 관계자가 함께 노력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 1일부터 데이터에 대한 정부의 통제를 강화하는 데이터보안법을 시행했고, 개인정보 수집과 이용규제가 골자인 개인정보보호법을 오는 11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해당 법안으로 자국 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의 데이터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또 중국의 이런 규제가 무역에서 기술 중심으로 퍼진 미·중 간 갈등을 한층 격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머스크 CEO는 관련 법안 시행을 환영하며 중국 당국의 행보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거란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뉴시스
블룸버그는 "머스크 CEO가 중국을 '디지털화의 글로벌 리더'로 칭송한 것은 열흘 사이 두 번째"라며 그의 친중 행보가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 17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세계 신에너지 자동차 회의'(WNEV)에 참석해 정보 보안을 위해 각국 규제당국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주요 외신은 머스크 CEO의 친중 행보가 중국 내 전기차 매출과 연관성이 있다고 봤다. 미국 경제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중국은 올해 2분기 테슬라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2018년 중국 상하이에 제조 공장을 설립한 이후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에서 66억6000만달러(약 7조8335억원) 매출을 올려 앞선 해(29억8000만달러)의 2배 넘게 늘었다.


CNBC는 테슬라가 최근 중국 내 부정적인 여론이 생긴 이후 입지 강화를 위해 노력해왔다고 진단했다. 지난 3월 중국 당국이 테슬라 전기차의 카메라가 내부 정보를 유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중국군과 일부 국영기업에 테슬라 전기차 사용을 금지한 바 있다.

한편 블룸버그는 WIC에 테슬라 외에 인텔과 퀄컴도 참석해 중국 당국 지지에 나섰다고 전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는 중국의 5세대 이동통신(5G) 출시 속도와 퀄컴이 그동안 중국 현지 업체와 쌓아온 관계를 높이 평가하며 "미국과 중국 업체 간 더 많은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퀄컴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인텔은 클라우드 서비스 지원을 위한 중국 당국의 데이터센터와 인터넷 인프라 투자 확대에 도움을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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