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한푼도 안 써야 '내 집 장만'…서울선 18년 모아야 산다

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2021.09.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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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일대의 모습. /사진=이기범 기자 leekb@1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일대의 모습.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우리나라 국민이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돈을 모아 집을 한 채 장만하려면 7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18년 이상 소득을 모두 쏟아부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최근 2년(2019~2021년) 동안 주택매매가격의 소득 대비 비율(PIR)이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의 자료를 기반으로 집계한 전국 기준 PIR은 2019년 2분기 5.1배, 2020년 2분기 5.2배, 2021년 2분기 7.1배로 높아졌다. 2년 전에는 집을 한 채 장만하는데 5.1년 동안 벌어들인 소득을 모두 투입하면 됐지만 올해 기준으로는 7.1년치 소득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서울만 떼어놓고 보면 PIR은 같은 기간 12.9배→14.1배→18.5배로 상승해 전국 기준과 차이가 컸다.

PIR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소득 증가보다 집값 상승 속도가 훨씬 빨랐기 때문이다. 한은은 주택 매매가격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높은 상승세를 지속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수도권의 전월대비 주택매매가격 상승률(한국부동산원 집계 기준)은 올해 3월 0.96%, 4월 0.91%, 5월 0.86%, 6월 1.04%, 7월 1.17%를 기록했다.



한은은 "수도권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 광역교통망 확정 등으로 높은 가격 상승 기대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주택임대차시장에서는 전월세 가격의 상승세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6월 이후 다시 확대되는 모습이다. 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전세가격의 전월대비 증가율은 올해 3월 0.51%에서 4월 0.37%, 5월 0.36%로 낮아지는 모습을 보이다 6월 0.55%, 7월 0.79%로 다시 높아졌다. 입주물량 감소와 청약대기 수요, 일부 지역의 정비사업 이주수요 등이 수급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한은은 "주택매매, 전월세 시장에서는 수급불안 우려 등으로 추가 가격상승 기대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8월 기준금리 인상, 가계부채 관리 강화 등이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겠지만 수도권 정비사업의 추진 속도 등 주택 수급 상황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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