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추신수(뒷줄 왼쪽)가 지난 10일 수영초 야구부 후배들과 기념사진 촬영 및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사진=SSG 랜더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프로야구는 위기를 맞고 있다. 선수들의 일탈까지 나오면서 점점 팬심을 잃어갔고, 도쿄올림픽 참패로 정점을 찍었다. 위기 의식에 선수들은 너도 나도 기부 행렬로 선한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 최근 기부 사실이 많이 알려지고 있는 팀은 SSG다. 공교롭게도 나선 선수들이 이적생들이어서 구단 측은 더욱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들로 하여금 팀 내에도 선한 영향력이 퍼지고 있다고 한다.
먼저 맏형 추신수(39)가 나섰다. 추신수는 SSG와 21시즌 연봉계약 당시 총 27억원의 연봉 중 10억원을 사회공헌활동에 기부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그리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드림랜딩(Dream Landing)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모교인 수영초, 부산중, 부산고에 각각 1억, 2억, 3억씩 총 6억원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남은 4억 기부도 곧 이뤄질 예정이다. 추신수는 SSG의 연고지인 인천에서도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인천 소재 15개 학교 야구부와 보육원, 소규모 공동생활가정인 그룹홈에도 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기부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SSG 김상수가 월간 페어플레이어 상금을 쾌척했다./사진=SSG랜더스
마지막으로 최주환(33)이다. 이미 SSG 이적 후 꾸준히 선물 공세를 펼쳤던 최주환이다. 선수들은 물론 코칭스태프에게도 선물을 아끼지 않았다. 제주 스프링캠프에서는 야수, 포수조에게 운동화를 선물했고, 4월17일 인천 KIA전서 생애 첫 끝내기안타를 터트린 이흥련(32)에게 축하의 소고기 세트를 선물했다. 7월 5일에는 자신의 부상 회복을 도와준 트레이닝 코치 5명 전원에게 감사 한우세트를 선물했다. 최근에는 지난 14일 인천 한화전서 데뷔 첫 안타와 홈런을 기록한 이정범(23)에게 스파이크를 선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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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트는 1000경기 출장 기념 1000만원 기부다. SSG관계자는 "최주환과 한달 전 야구 위기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럴때 일수록 KBO도 구단도 선수들도 야구 인기 회복을 위해 각자 위치에서 노력해야 한다'는 부분에 깊은 공감을 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최주환은 도쿄올림픽 멤버로서 대표팀이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부분에 대해서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던 터였다. 이후 최주환이 1000만원 기부 아이디어를 가져와 실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주환은 자신에게 큰 의미인 1000경기 기록을 의미있는 행동으로 옮기고 싶었던 것이다. 큰 액수는 아니었지만 야구 인기와 팬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작은 실천이라도 하고 싶어했다. 그리고 소외계층 아동들을 위해 인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000만원을 전달했다.
최형우(38·KIA)도 기부 행렬에 합류했다. 최근 둘째 아이를 얻은 최형우는 취약계층아동 돕기에 1억원을 내놨다. 앞서 2017년 유소년야구기금으로 2억원을 내놓았고, 지난해 사회취약계층 돕기에 1억원을 기부했던 최형우는 올해도 빠지지 않았다.
17일 두산전에 앞서 만난 김원형(49) SSG 감독은 "기부가 사실 쉽지 않은 결정이다. 돈이 있다고 해서 (기부가) 쉬운 것은 아니다. 평소에 그런 의식을 갖고 있고, 따뜻한 마음이 있었기에 이런 행동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제자들의 선행에 고마움을 전했다.
SSG 최주환(왼쪽)이 자신의 1000경기 출장을 기념하며 1000만원을 기부했다./사진=SSG 랜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