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후 독립경영·제한적 경쟁체제 필요"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황예림 기자 2021.09.16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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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노조, 구조조정 우려 제기

지난해 12월 17일 오후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 계류돼 있는 여객기의 모습. /사진=뉴스1지난해 12월 17일 오후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 계류돼 있는 여객기의 모습. /사진=뉴스1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기업결합(합병) 심사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가 지연되는 가운데 양사가 독립경영을 통한 제한적 경쟁체제를 만들어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상훈 참여연대경제금융센터 변호사는 16일 서울 여의도의 한 빌딩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주최하고 국토교통부, 산업은행 등의 참여로 열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독점 상황에서 국가 인가 통제는 실효성이 없다"며 "경쟁을 통해 요금 인상 가능성을 억제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민에게 독점으로 인한 효과가 분배된다면 모르지만 지금으로선 아니다"라며 "독점 이윤을 재벌에게 몰아주면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지 엄격하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독점의 피해를 주로 소비자 중심으로 말하는데 고용 피해까지 감안하면 좀 더 엄격하게 피해 정도를 측정해 결합 심사를 불허해야 한다. 현대·기아차는 독립경영하고 어느 정도 경쟁하는데 대한항공·아시아나도 제한적 경쟁체제로 소비자 후생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취항지 중 약 85%가 대한항공과 중복되는 것과 관련해 고용 안정성 우려도 제기됐다. 아시아나항공의 노선 87개 중 단독 노선은 13개에 불과하다.

심규덕 아시아나항공 노조위원장은 "대한항공이 기자간담회에서 양사의 중복인력이 2000명이며 1년에 1000명이 자연감소할 것이라 밝혔는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인 고용 창출을 하지 않겠단 소리"라며 "구조조정이 없다는 게 신뢰성이 있는 말인지 알고 싶다"고 밝혔다.

또 "산은(산업은행) 주도의 구조조정은 항상 노동자에겐 혹독하고 재벌에겐 관대한 방식으로 진행돼왔다. 체제를 일단 안정시키는 게 산은의 방식"이라고 했다.


산은의 개입 방식이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는 "아시아나항공의 회생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기존 대출의 출자전환 등이 필요했는데 이런 조치 없이 (산은이) 한진칼 오너일가의 이익만 우선시하는 조치를 취했다"며 "한진칼 경영에 개입한 건 대단히 잘못된 구조조정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진칼의 부채 비율은 43.7%로 대단히 낮은 상태였다"며 "8000억원의 투자가 필요했다면 차입으로도 가능했는데 산은이 왜 투자를 택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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