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예상되는 민원 미리 해결...'고객의 소리' 데이터댐 만든다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2021.09.14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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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소재 신한은행 영업점 모습/사진제공=신한은행서울 중구 소재 신한은행 영업점 모습/사진제공=신한은행


신한은행이 고객의 반응, 민원 등을 한데 모아 '데이터 댐'을 만든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 신한은행이 언급된 내용도 한곳으로 수집한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전면시행에 발맞춰 고객을 보호하고 선제적으로 민원을 줄이기 위해서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금융소비자보호 디지털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직원들이 고객의 목소리를 한곳에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15억원 상당을 투입해 내년까지 플랫폼 구축 작업을 진행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객이 대면·비대면 채널, 은행 거래에서 느끼는 고객경험을 데이터화하는 것"이라며 "금융 소비자 보호에 선도적으로 활용하고, 예상되는 불편사항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채널과 온·오프라인 공간에 흩어져 있는 '고객의 소리'를 한데 모으는 것이 핵심이다. 은행 영업점에 접수된 고객 칭찬, 불편사항과 인터넷, 모바일상에 올라온 의견을 한곳으로 취합해 데이터로 정리하는 것이다.



보통 은행들은 모바일 메신저, 메시지를 통해 고객 만족도 조사를 벌인다. 과거에는 전화 통화 방식의 해피콜이 일상적이었는데 모바일 환경으로 옮겨갔다. 신한은행은 이러한 조사만으론 고객경험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선제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데이터 댐'을 만들려 한다.

신한은행은 고객이 은행 외부 채널에 올린 의견에도 귀 기울이기로 했다. 포털사이트, SNS, 애플리케이션 스토어 등에서 언급된 신한은행과 관련된 이야기를 일일이 살펴보면서 개선점을 찾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접수된 민원을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예상되는 민원을 사전에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신한은행은 금융감독원 등 외부에 접수된 민원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한다. 민원 내역은 통계 등으로 정리해 시각화한다.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뿐만 아니라 기존의 금융소비자보호 시스템을 재구축하면서 작업을 이어간다.


신한은행이 이처럼 플랫폼 개발에 나선 건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전면 시행돼서다. 금소법은 지난 6개월의 계도 기간을 끝으로 오는 25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금융소비자 권리를 폭넓게 보장하고 철회권, 해지권을 둔 만큼 민원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만큼 민원을 선제적으로 줄여가는 차원에서 플랫폼 개발을 서두른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분기 기준 신한은행 민원 건수는 89건으로 전분기대비 16.82% 줄었다. 계속해서 소비자 민원을 선제 관리하는 건 모든 은행의 과제다.

다른 은행들도 소비자 보호, 민원 예방을 위해 별도의 조직을 꾸리는 식으로 대응한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2기 소비자권익강화 자문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고객을 전담해 관리하는 'WON(원)컨시어지영업부'를 하반기에 신설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 소비자 보호가 중요한 키워드로 부상해 은행마다 대응 과제를 늘려가고 있다"며 "민원 건수, 내용 등도 꼼꼼히 살펴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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