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고양이 '양갱' /사진=플 인스타그램
LG유플러스 (9,810원 ▲60 +0.62%)는 지난 5월 Z세대 참여형 캠페인 '플냥이(플+길냥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런데 LG유플러스가 자체적으로 정한 캠페인이 아니다. 대학생들의 고민을 수렴한 것이었다. 이 캠페인을 진행한 김윤주 LG유플러스 1인·2인세그마케팅팀 선임은 "올해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수업을 하면서 대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못했는데, 캠퍼스 내에 있는 고양이들을 보살필 사람이 없어서 걱정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정말 생각지도 못한 고민이었다"고 회상했다.
"Z세대, 너희가 원하는 게 뭐야?"…예상 못한 대답 '길냥이'
Z세대 브랜드 '플' 캠페인을 담당하는 김윤주 LG유플러스 1인/2인세그마케팅팀 선임(왼쪽)과 류소임 일상비일상의틈팀 책임(오른쪽). /사진=LG유플러스
이영지가 출연한 Z세대 참여형 광고. /사진=플 인스타그램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에서 만난 김윤주 선임과 류소임 책임은 Z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키워드로 '참여, 자율, 존중'을 꼽았다. 별다른 가이드라인을 주지 않은 채 그들의 의견을 받고 그대로 실행시켜 주는 것. "Z세대, 너희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게 해줄게"가 모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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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에는 Z세대 대세 래퍼인 이영지가 출연한 참여형 광고도 공개했다. 미리 정해진 콘티 없이 'Z세대의 댓글로 만든 광고'다. 두달 전부터 "영지가 직접 해줬으면 하는 것"을 댓글로 받았고, 약 800개의 댓글 중 6개를 선정해 광고를 제작했다. '자취방에 찾아와 요리를 해달라', '귓밥을 파달라',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같이 춤을 춰달라'는 등 댓글 내용을 이영지가 그대로 해주는 모습을 담았다. 왜 이를 시키는지 묻지도, 맥락을 따지지도 않는다.
'노는 판'을 깔아주자 Z세대는 열광했다. 유튜브에서 '댓글 모집 편'이 약 100만회, '본편'이 약 412만회 조회수를 기록했다. 유튜브 영상 전체 시청자 중 87.9%가 만 18~24세로, LG유플러스 플의 주요 타깃과도 정확히 일치했다.
'가치 소비'에 익숙한 Z세대에 주목
지난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에서 열린 단말기 전달식 및 개통행사에서 LG유플러스의 갤럭시 Z 폴드3·플립3 1호 개통 고객들과 가수 사이먼 도미닉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2021.8.24/뉴스1
지난 3월에는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Z세대의 특성에 맞게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한 '제로웨이스트 페스티벌'도 진행했다. △다회용기 렌탈 서비스 기업 '트래쉬버스터즈' △버려지는 것을 새로운 형태의 상품으로 만드는 사회적 기업 '알맹상점' △버려진 마스크를 업사이클 소재로 활용해 가구를 만드는 김하늘 작가 등이 참여했다. 류 책임은 "당시 Z세대의 호응을 받아 하루 평균 1600명 정도 방문했다"며 "일상에서 가볍게 실천할 수 있는 환경 이야기가 Z세대의 관심을 이끌어낸 것 같다"고 말했다.
Z세대 의견이 LG유플러스 혜택에 고스란히 반영된다이 같은 Z세대의 관심과 호응은 LG유플러스의 본업인 통신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 같아보이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김 선임은 "Z세대에 진정성 있게 다가가다 보니 그들이 가진 통신에 대한 생각도 가감없이 들을 수 있게 됐다"면서 "플냥이 캠페인에서도 LG유플러스의 IoT 반려묘 서비스나 멤버십에도 연계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했다.
SK텔레콤에는 '0(영)', KT는 'Y(와이)'라는 Z세대 브랜드와 함께 이들만을 위한 요금제가 있지만, 아직 LG유플러스엔 전용 요금제가 없다. 김 선임은 "Z세대가 원하는 혜택들을 들어보고 사업부에 전달해 실제로 진행 중"이라며 "오는 11월 애플의 아이폰13이 나오기 전, Z세대가 바라는 LG유플러스의 혜택들도 정리해 실현하고자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틈에선 LG유플러스 고객에 할인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마케팅 효과를 누리고 있다. 류 책임은 "LG유플러스 고객이면 틈에 입점한 카페의 음료나 공연을 30~50% 할인해주는 등 자연스럽게 LG유플러스 멤버십을 혜택으로 느끼게 하는 게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일상에 도움이 되는 혜택으로 자연스럽게 마케팅 효과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