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여성 처벌은 위헌"…美텍사스와 달랐던 멕시코 대법원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21.09.0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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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주 낙태금지법 시행 일주일만에 나온 결정…
가톨릭 신자 많은 멕시코 판결, 중남미 전역에 영향

지난해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여성들이 합법적이고 안전한 낙태를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다. 멕시코 대법원은 7일(현지시간) 12주 이내 낙태에 대한 처벌이 위헌이라고 만장일치 판결했다. /사진=로이터지난해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여성들이 합법적이고 안전한 낙태를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다. 멕시코 대법원은 7일(현지시간) 12주 이내 낙태에 대한 처벌이 위헌이라고 만장일치 판결했다. /사진=로이터


멕시코 대법원이 임신 12주 이내 낙태에 대한 처벌이 위헌이라고 만장일치 판결했다. 이달 1일부터 미국 텍사스주가 사실상 낙태를 금지하는 내용의 '심장박동법'을 시행한 지 일주일 만에 나온 결정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가톨릭 신자를 보유한 멕시코가 역사적인 판단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AP통신·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은 멕시코 대법원이 임신 12주 이내 낙태를 처벌하는 것을 위헌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텍사스주 인근에 위치한 코아일라주가 낙태를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최대 3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한 현행법이 무효화돼됐다. 재판장 10명이 모두 위헌 결정에 손을 들었다.

아르투로 살디바르 멕시코 대법원장은 "오늘은 모든 멕시코 여성의 권리를 찾았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날"이라며 "이번 결정은 우선 코아일라주에 해당되지만 앞으로 법원이 정한 기준과 헌법을 위반하지 않고는 낙태 여성을 기소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회적, 도적적으로 큰 부담을 지닌 결정에 낙인까지 찍는 것을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도 멕시코 대법원의 결정은 멕시코 내 여성건강·인권 지지자들에게 큰 승리를 안겨줬다고 진단했다.

현재 멕시코 32개주 가운데 낙태를 전면 또는 일부 허용하는 주는 멕시코시티·오악사카 등 4곳이다. 나머지 28개주는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 낙태 행위를 처벌한다. 현재 낙태죄로 수감된 여성은 없지만 약 4600명이 관련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는 1억3000만여명의 가톨릭 신자가 있는 나라에서 낙태를 합법화한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멕시코 대법원의 결정이 중남미 전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9월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한 여성이 국회 앞에서 '안전하고 합법적인 낙태'라고 적힌 문구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멕시코 대법원은 7일(현지시간) 낙태 처벌이 위헌이라고 만장일치 판결했다. /AP=뉴시스지난해 9월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한 여성이 국회 앞에서 '안전하고 합법적인 낙태'라고 적힌 문구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멕시코 대법원은 7일(현지시간) 낙태 처벌이 위헌이라고 만장일치 판결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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